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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참진 Aug 05. 2020

지나갔었다


지나갔었다

 

질퍽대는 회색의 거리내가 있었다

길 위를 꾹 누른 발은 젖은 시멘트가 덕지덕지 엉겨 붙어 빠르게 굳어갔다

발은 무거워졌고

떨어지지 않는 욕망 덩어리들은

나를 아래로 떨구고 있었다


의도치 않았으나

평평한 길 위에 찍힌 발자국,

홈 파인 그곳은 상처가 아물지 않았다

그 덕에 나는 서서히 죽어갔다


잿빛 사람들은 줄 맞춰 힐끔거리다 사라졌다

굳어버린 거리는 바뀔 것도 없었다

흉터는 곧 새 살로 덮일 것이므로

나도 곧 사라질 것이다


내가 선택하지 않는 죽음이 겁이 났지만

어차피 사는 건 시한부

잠시나마

나는 온전히 존재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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