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관찰집

시가 왔다

by 참진


시가 왔다


시가 내게로 왔다

시는

내게 그다지 도움되지도 않거니와,

그 마저도 살던 방식을 외면하게 만드는

시가, 원망스러우면서도

나는

시를 내칠 순 없었다

시는 너무 매력적이었기에 나는 시가 되고 싶었다

시와 함께 가기로 했다


집이 부유한 것도 아니었으므로 나는 돈을 벌었다

오전부터 밤늦게까지 일을 하는 사람들과 시간을 소비했다

문제가 생겼다

일은 나를 나로부터 소외시켰다

시를 외면하게 했다

무의미한 하루는 마른 헝겊 같았다

일을 그만두었다


하루가 충만하길 바랐다

시가 매일 오지 않아, 나는

온몸의 촉을 세우고 하루를 살았다

매일이 새로웠지만

문제가 생겼다

돈을 써야 할 곳에 돈을 쓰지 못했다

돈이 뒤통수치면 대응도 못했다

다시,

일을 해야 했다


그 일은 시와 함께 갈 수 있는 일이길 바랐다

시를 위한 시간과

일을 하는 시간과

함께 갈 수 있길 바랐다

나는

프리랜서가 되었다

오전엔 글을 썼고

오후엔 일을 했다

저녁엔 영감을 얻기 위해 세상을 채집하기 바빴다

그렇게 하루하루가 지나갔다

글과 일,

둘 다 놓칠 순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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