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딩숲
먼지와 안개로 뿌연 한강에서
보이는 건 점이다
강 건너
가려진 형체
가시 돋쳐 퍼져 나가는 점
보이지 않는다는 핑계로 고개를 돌리고
점 안에 눈을 박았다
거대한 내 그림자가
사방으로 뻗어 나를 죽이고
축축한 길이 바지를 적셔도
저 멀리 빛나는 점만 핥았다
고개는 바람처럼 굳었고
질질 끌리는 신발 소리만 살아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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