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추우니 홈쇼핑에선 ‘모피 코트’가 팔린다.
진행자는
털을 당기며 안 빠진다고
털을 만지며 부드럽다고
털을 살피며 윤기 난다고
털을 헤치며 빼곡하다고
코트를 입고 펄럭거리며 감탄한다.
이번 FW 트렌드라는 말과 함께 매진이 시작되고, ‘모피 코트 완판’이라는 타이틀이 올라온다.
모르는 건가 혹은 알면서도 모르는 척을 하는 것인가? 인간이 가지지 못한 털을 얻기 위해 몽둥이로 때려가며 산채로 털가죽이 벗겨지는 동물들을 말이다.
모피 코트 한 벌에는 수십 마리 동물들의 눈물이 담겨있는데, 보이지 않는 동물보다 눈앞에 보이는 코트가 중요하다.
사람들은 동물을 죽이고 그 털을 입으면서 자기 품 안의 개는 애지중지 아끼며 걸어간다.
칼바람에 털이 날린다.
눈물이 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