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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참진 Nov 27. 2019

뜨개질



뜨개질



매끄럽게 둥글려진 코바늘은 부드럽게 실을 쓰다듬는다.

코바늘과 실이 손가락과 연결되어 돌아가고, 들어가고, 나오기를 반복하며 겹겹이 포개어진다. 그 움직임은 세심하고 정확하다. 그렇게 가늘고 길었던 실은 하나로 결속되어 어떤 형태를 만들어간다.


느슨하게 실을 엮어야 코바늘이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을 만들 수 있다. 이는 지나치게 힘을 주어 빽빽하게 꼬아내면 코바늘이 들어갈 틈이 없어 엮어내기 힘들기 때문이다. 헐거움이 다른 헐거움을 만들고, 그것들이 모아져 견고함을 만든다. 이 견고함 속에는 자신 혹은 타인에게 딱 맞기 위한 사랑이 담겨있다. 느슨한 사랑을 엮어내어 견고한 사랑을 만든다. 


추운 겨울은 따뜻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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