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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참진 Mar 10. 2020

봄, 그 참을 수 없는 순간에


, 그 참을 수 없는 순간에


봄에는 참을 수가 없다

봄비가 입을 맞추고

햇살이 부드럽게 만지고

바람이 달콤하게 속삭이니

봉긋봉긋 부풀어 오른다


이 세상에 갓 태어난 것처럼

밖으로 나오는 것이 수줍고 두려워

터질 듯, 터지지 않게 힘주어 오므리다

숨 막히는 절정의 순간

살짝 벌어져 버린 꽃망울 사이로

목마른 생식의 꿈이 터져 나온다


나무는

몸 위로 흐르는 꽃을

넋 놓고 바라보다

바람에 놓아버리고

비에 놓아버리고

스스로 놓아버리고


찬바람이 불어오면

젊은 날의 허무함에

더 깊은 안쪽으로 자취를 감추지만

, 그 참을 수 없는 순간에

다시 태어난 것처럼

모든 걸 쏟아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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