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시우 May 14. 2024

타이탄의 도구들 팀페리스

 대중들이 선호하고 평판 좋은 책을 읽으려고 나는 꾸준히 노력한다. 이러한 작은 행위는 그나마 책 선택의 효용성을 높여준다. 그런데도 선택한 책이 나의 성향에 맞지 않고, 읽어야 할 필요를 느끼지 못해 책을 덮는 경우가 허다하다. 「타이탄의 도구들」 책이 꾸준히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그래서 이 책을 선택했는데,  자기 계발서였다.  


 챕터별 콘텐츠 구성은 일관성을 띠었다. 성공한 사람의 업적을 나열하고, 그 타이탄(거인)의 말과 일화를 간결하게 소개한다. 거인의 이야기에는 앞뒤 맥락이 생략되어 소재의 구체성이 얕았다. 스토리가 없었다. 결론만 독자들에게 전달되어 이야기 사실 진의의 깊은 뜻을 느끼기엔 부족했다. 독자들에게 생각의 여백을 주지 않고 강한 톤으로 거인의 말이 맞으니 따르라고 주장한다. 거인들의 행동과 말에는 스토리와 논리성이 있을 텐데, 그것을 짜임새 있게 구체적으로 열거되지 않아 아쉬웠다. 메시지를 주제별로 묶어 거인들의 말을 표현했다면 훨씬 설득력이 있지 않았을까. 각 거인의 말이 서로 반대되거나 어긋나서 충돌이 일어난다. 

자기 계발서 책은 각자의 취향과 성향에 맞게 골라서 취하고 나머지는 버리면 그만이다.


 많은 메시지를 소화할 수 있다는 욕심을 버려야 한다. 체한다. 이 책을 통하여 채집한 것이다. ‘매일 아침 잠자리를 정돈한다. 목표는 그저 시각적인 깔끔함이다. 커다란 담요나 이불로 시트 전체를 덮여주고 주름을 펴준다. 그런 다음 베개를 담요 아래나 위에 가지런히 놓으면 끝이다. 이게 전부다. 정말 간단하지 않은가?(p24)’ 나는 이 책을 읽고 난 후 아침마다 헝클어진 이불을 정리한다.  


 자기 계발서 책에 대한 선입관이 있다. 오래된 이야기다. 몇 해 동안 사회에서 자기 계발서 열풍이 꾸준히 불었다. 이와 관련된 책을 제법 읽었다. 책에서 일러준 대로 실천하려고 노력했다. 오랫동안 출근 전 새벽에 나는 수영을 했다. 내가 운동을 좋아해서 시작했는지 자기 계발서 책을 읽고 자극을 받아서 했는지 분명치 않다. 짐작하건대 스스로 운동을 좋아해서 하지 않았나 싶다. 여하튼 해이해진 마음을 다그치고 자극하는데, 자기 계발서 책은 도움이 된다. 긍정적인 측면이 분명히 있다. 그런데 이게 지나쳐 ‘열정페이’ 신조어 낳고 사회 문제를 일으켰다. 열정페이란 열정이라는 이름 아래서 무급 또는 최저시급 이하 금액으로 청년을 인턴으로 고용하는 제도였다. 열정페이는 수많은 청년의 가슴을 호되게 찢어놓았다. 「아프니까 청춘이다」 책이 그 대표적인 사례였다.  


 자기 계발서 비판하는 책이 출간되었다. 책 제목은 기억나지 않는다. 그 내용의 논리성이 명확하였고, 조목조목 잘 따져서 자기 계발서의 자극적이고 무책임성 꼬집었다. 그 논리에 나는 동의를 했고 자기 계발서의 저자를 깔보았다. 그 이후로 자기 계발서 책을 읽지 않았다. 돌이켜보니 다양성을 보지 못하고 한 단면으로 판단하는 오류를 범했다고 생각한다. 자기 계발서 책은 그 나름의 가치가 있다고 믿는다. 무책임하게 겉만 번지르르한 추상적이고 자극적인 자기 계발서는 독자 스스로 걸러내어야 한다. 선동적인 책 말이다. 개인이 악착같이 노력하지 않아서 성공하지 못했다고, 모든 것을 개인 탓으로 치부하는 염치없는 책 말이다. 이를테면 일제강점기에 조선 젊은이들에게 전쟁 참여 독려하는 뻔뻔한 사설들처럼.


  나는 성공한 거인들을 닮고 싶고, 할 수만 있다면 그 길을 따라가고 싶다. 그래서 책을 읽으려고 노력한다. 이 책은 학습하는 길이 없어서 권하고 싶지 않다.





작가의 이전글 불편한 편의점 김호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