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더 깊이, 더 진하게 느끼며 살아가고 싶다.
인간이 가진 오감으로 이 세상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때로는 눈을 감고 그 순간을 천천히 되새기며
그 안에 담긴 감정과 의미를 마주하고 싶다.
모든 감각을 통해 삶을 살아가는 것,
온전히 나로서 존재하는 것.
이것이 내가 추구하는 삶이다.
가끔 상상해 본다.
'만약에... 내 삶이 영화라면 어떨까?'
'만약에... 내가 영화 속 주인공 이라면 어떨까?
내 이야기가 소설로 읽힌다면 정말 재미없을 것 같다. 그러니 나의 삶이 영화나 소설이 되었을 때, 흥미롭고 재미있을 수 있도록 화끈한 삶을 살아 보자.
영화 속 주인공의 삶이 평범하고 고요하기만 하다면 그 이야기는 시들하고 지루하게 느껴질 것이다. 하지만 주인공이 고통과 위험을 넘나들며, 그 안에서 꺾이지 않고 일어서는 순간들에 우리는 눈을 떼지 못한다. 그런 의지와 열정이 깃들 때, 주인공의 삶이 우리에게 더욱 몰입을 선사한다. 나의 글쓰기는 바로 나 자신이 그러한 주인공이 되어가는 과정이다. 글쓰기는 나를 영화 속 주인공으로 만들어 준다.
우리 인생도 기쁨과 슬픔, 행복과 고통이 함께 어우러질 때 비로소 더 선명하게 다가온다. 삶의 괴로움과 고통은 오히려 기쁨과 행복을 더 빛나게 해주는 요소들이다.
인생에서 가장 괴로웠던 순간이 두 가지 떠오른다. 하나는 20대 사회 초년생 때, 직장에서의 하루하루가 마치 다람쥐 쳇바퀴 속을 도는 것처럼 느껴졌던 때다. 매일이 반복되고 무의미하게 느껴졌고, 목적도 의미도 없이 살아가는 그 시간이 무척 괴로웠다. 그리고 또 하나는 최근의 일이다. 아무리 애쓰고 노력해도 목표가 점점 멀어져가는 모습을 지켜보며, 글을 쓰고자 하는 열망이 있지만 끝내 써지지 않는 순간의 고통을 견뎌야 했다.
가장 행복했던 순간들도 있다. 하나는 무의미하게 느껴졌던 날들에 나만의 의미를 하나하나 채워나가던 시간이었다. 허무한 공간을 내가 사랑하고 소중히 여기는 것들로 메우며 나를 알아가고, 나를 만들어가던 과정이기도 했다. 또 하나는, 글이 써지지 않는 고통의 끝에서 마침내 글이 완성되는 순간이었다. 그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이 깊고, 큰 성취감으로 다가왔다.
이처럼 고통이 있었기에 그 고통이 사라지는 순간의 기쁨이 더욱 빛났다. 인생은 모든 경험을 거부하지 않고 받아들일 때 비로소 삶은 그 진한 맛을 허락해준다. 글쓰기를 통해 나는 이 진리를 배워가고 있다.
내 삶은 다양한 의미들로 가득하다. 기쁨의 순간도, 슬픔과 괴로움의 순간도 각각 고유의 의미를 지닌다. 기쁨은 그 자체로 행복하고, 고통은 성장통이라, 그 뒤에 이어질 성장을 기대하게 한다. 나는 온전히 고통을 받아들이고 그 속에서 배워나가려 한다. 고통은 피하려고 할수록 더 큰 괴로움으로 되돌아온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고통을 마주하며 살아가기로 했다.
최근, 글이 써지지 않는 날들이 이어졌다. 그때마다 나는 그날의 감정과 떠오르는 생각들, 그 순간의 느낌을 글로 기록해두었다. 내가 글을 잘 쓰게 되었을 때, 지금의 이 힘든 시간을, 글이 써지지 않아 힘들어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할까 봐 기록한다. “그냥 쓰세요.”라는 무책임한 조언을 하고 싶지 않아서, 현재의 나는 그 말을 쉽게 내뱉지 않으려 한다.
그래서 지금, 글이 잘 써지지 않는 이 순간을 기록한다. 내가 글을 잘 쓰기 위해 애쓰는 과정, 글을 쓰며 느끼는 괴로움과 그 안에 숨은 열망을 남겨둔다. 왜냐하면 이 고통은 오직 지금, 내가 글을 쓰기 어려워하는 이 순간에만 느낄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이기 때문이다.
삶의 모든 순간을 글로 남기고 싶다.
글쓰기는 나의 모든 경험에 의미를 부여하고,
그 경험들을 더욱 깊이 들여다보게 해준다.
삶의 순간순간을 음미하고,
그 속에서 소중한 가치를 발견하도록
이끄는 힘이 바로 글쓰기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내 삶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으로,
나의 이야기를 한 글자씩 써내려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