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하루를 선물하는 연습
큰아이가 대학에 입학하고
매일 신나게 학교에 오가며
대학 생활을 마음껏 즐기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문득 내 스무 살 새내기 시절이 떠올랐다.
그때의 나는
오롯이 나만 바라보며 살았다.
오늘 입을 옷에 설레고,
맛있는 걸 먹으며 웃음 짓고,
거울 속 내 모습에 괜히 기분 좋아하던 날들.
그 시절의 나는
참 다정하게 나를 바라보고,
내가 좋아하는 것에 마음껏 반응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키우며
나는 점점 ‘나’라는 이름을 뒤로 미뤘다.
나는 워킹맘이었다.
일과 육아, 가사를 동시에 감당하며
하루하루를 촘촘히 살아냈다.
아침엔 가족의 식사를 챙기고,
아이들 학원 스케줄을 맞추고,
밤에는 밀린 일들을 다시 붙잡았다.
나는 어느새
여러 역할을 동시에 소화해야 하는 슈퍼우먼이 되어 있었다.
그러다 큰아이를 바라보며
나는 나의 하루를 돌아보게 되었다.
그리고 조용히 마음속에서 이런 말이 흘러나왔다.
“나는 요즘 나를 얼마나 챙기고 있었을까?”
“내 하루에도, 나를 위한 시간이 있긴 했을까?”
그 질문 앞에서
내가 나에게 너무 오래
까다롭고 냉정하게 대해 왔다는 걸 깨달았다.
그래서 다짐했다.
이제는 나에게도 하루를 선물해 보자고.
누구의 허락도 필요 없는,
오롯이 나만을 위한 하루.
차를 몰고 해운대 달맞이 고개로 향했다.
탁 트인 바다를 바라보며
따뜻한 차 한 잔을 마셨다.
잠시 아무 말 없이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내 마음이 천천히 가라앉는 기분이었다.
좋아하는 추리소설을 느긋하게 읽으며
햇살이 드는 오후를 조용히 보냈다.
그 시간은 아주 짧았지만,
오롯이 ‘나’로 존재했던 순간이었다.
나는 여전히 나를 돌볼 수 있는 사람이고,
내가 가장 다정하게 대해 줄 수 있는 대상이라는 걸,
그 하루가 다시 알려 주었다.
엄마로, 아내로, 코치로
참 많은 역할을 해냈지만,
이제는 ‘나’라는 이름 하나로도
조용하고 충만한 하루를 살아가고 싶다.
그게 얼마나 작은 시간이든
그 순간만큼은
나의 마음이 주인공이 되도록 해주고 싶다.
다정한 하루는 특별한 날에만 허락되는 게 아니다.
그저 내가 나에게 건네는
짧은 말 한 줄, 따뜻한 시선,
그리고 오늘도 참 잘 살아냈다는 인정 하나면 충분하다.
[나에게 건네는 말걸음]
오늘, 나를 위한 다정한 순간이 하나쯤 있었기를 바랍니다.
그 순간을 진심으로 느끼며, 나를 다정하게 안아주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