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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찬비 Oct 09. 2021

수영장 빌런들

수영 매너에 대하여

수영 생각만으로도 싱글벙글한 내가 언짢아지는 순간들이 있다. 매너나 위생 관념이 없는 빌런들을 만날 다. 자신이 수영장 빌런인지 모를 빌런에게 말하 싶. 딥빡 유발자여, 부디 그 행동을 멈춰 주소서


수영장 빌런 테스트 (made by 찬비)

1. 에서 수영복을 입고, 수영장으로 간다.

2. 전날 또는 아침에 샤워했으므로 수영장에서는 가볍게 물만 묻히고 입수한다.

3. 가벼운 화장으로 민낯을 커버한 채 입수한다.

4. 밴드나 파스를 붙인 채 수영한다.

5. 아무 레인에서 수영한다.

6. 아무 위치에서 수영한다.

7. 아무 위치에서 쉰다.



씻고 입수하기

씻고 입수한다는 제1법칙에 대해선 양보하고 싶은 마음이 1도 없지만, 아이 혼자 는 것이 불안한  부모가 수영복을 입혀 보내는 건 선심써서 0.3 정도 이해해보겠다. 0.3을 준건 수영장으로 출발하기 전 아이를 씻기는 인류애를 가진 부모라고 믿기 때문이다.


그런데 혼씻고 입 수 있는 성인이 안 씻는 건 어떤 새로운 유형의 변태 욕구일까? 아니면 '암세포도 생명이야'라는 막장 드라마 대사처럼 묵은 각질과 노폐물을 향한 세포애를 가진 것일까?조커는 살인을 즐기는 미치광이 빌런이었는데, 씻지 않고 입수하는 수영장 빌런은 무엇을 즐기는  이해할 수 없다.


수영장 물 전체 교체 비용은 2천만 원이라고 한다. 때문에 연례 행사 수준으로 교체한다. 시설 관리만 믿기에는 찜찜하다. 빌런들이 제발 수영장에서 만큼은 변태적 성향을 숨기고 일반인인 척 해주길 기도한다.


빠르면 앞에 느리면 뒤에

초보 강습 때 꼭 내 앞에 서려는 아저씨가 있었다. '어린 여자애보다는 질 수 없지'라고 생각하는지 절대로 앞자리를 내어주지 않는다. 안 그래도 숨쉬기 힘든 몰 속에서 발을 치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것은 셀프 물고문이 따로 없다. 짜증나서 아저씨 발을 콕콕 찔렀다.


"아가씨, 치지 좀 말아요 매너없이"

"어머 죄송해요. 아저씨가 저 멀리 가시면 출발하는데... 안 치려고 노력하는 데도 참 어렵네요"


낄낄대는 속마음을 숨긴 채 상냥하게 미소짓는다.


반대의 경우 다. 앞에서부터 막혀서 빨리 달릴 수 없는데, 뒷사람이 발을 쳐대는 경우이다. 


우리반에는 유독 모든 사람 발을 찔러대는 아저씨가 있다. 빠르냐고? 전혀. 그 아저씨는 앞사람이 출발하면 바로 출발하는 빌런이다. 그리고 미친듯이 발을 찌른다. '저 사람은 도대체 어딜 보고 수영하는 걸까' '눈깔은 달린걸까' 라는 생각도 든다.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으려면 앞사람이 출발한 후 5초 정도의 간격을 띄우고 출발해야 다. 그럼에도 두 사람이 앞뒤로 붙어있다면 잠시 멈추고 순서를 바꿔야 다. 


린 사람이 빠른 사람에게 "먼저 가세요"라는 말과 함께 이동해주 서로가 배려하는 모습이겠지만, 빠른 사람이 느린 사람에게 "제가 먼저 갈게요"라고 말하긴 왠지 미안하다. '당신 너무 느려요' 라고 하는 것 같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안해할 필요 없다 그냥 수영장 국룰인 것이니까. (물론 배려해주면 더 좋겠지만)


레인 사이드 또는 물밖에서 쉬기

수영을 하다 보면 쉬고 싶다. 이해한다. 그런데 아무 위치에서 쉬면 안 된다. 쉬지 않고 움직이겠다고  갑자기 걸어 다니며 수영하고 있는 사람들을 물고문 시켜서도 안 된다.


영장에서는 레인  바닥의 T 자를 중심으로 중앙을 터치해 턴을 다. 레인 정중앙에서 쉬턴하려사람들의 경로가 막힌다. 그렇기에 수영하다 쉴 장소는 딱 두 가지다. '레인 양 끝 사이드' 또는 '물밖'


매너 지키면 누구나 즐거울 수 있는 수영. 수영장 빌런들의 빌런 탈출을 응원한다.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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