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하지 않았다.

by 숨빛


그러니까 너는 아니라는 것이었다.

그러니까 너는 내가 아니라는 것이었다.

그러니까 너는 내가 마음에 들지 않았겠다.



그러니까,


또다시 너에게 기대했던 나를 외면했고

또다시 너를 믿으려 했던 나를 무시했고

또다시 너와 함께 하려던 나를 버렸지.



또다시 말이야,


그래서 너는 나를 괴롭혔다는 것이다.

그래서 너는 나를 외면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너는 내가 괴로웠으면 했던 것이다.



그래서, 그렇게.


그렇게 나는 버려지고

그렇게 나는 사라지고

그렇게 나는 존재했지.



그렇게 너에게,


혹시 모를 기대와 또 기대.

혹시 모를 마음과 마음.

혹시 모를 나와 너.

혹시 모를 일이었지,



그래도 혹시나 싶어,


그래도 또 일어섰던 나였고

그래도 또 무너지게 했던 네가 있었지.

그래도 나는 일어날 수밖에 없는 일상이 와서



그래도 어쩔 수 없이,


어쩔 수 없이 아무렇지 않은 척.

어쩔 수 없이 솔직한 척.

어쩔 수 없이 너 하나쯤은 이겨낼 수 있다고.

어쩔 수 없이 숨기는 그 마음을 외면하며.



어떠한 것조차 없이,


어떠한 꾸밈에도 다 속한 이야기에서

어떠한 꾸밈에도 다 속하기 싫다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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