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영어공부를 하다가 본 지문이 하나 있었어요.
어릴 때 선택한 브랜드는 시간이 지나 나이를 먹어서도 계속 고를 확률이 높대요.
왜일까요, 시간이 지나도 그 지문이 계속 기억에 남더라고요.
선택한 무언가를 바꾼다는 것은 쉽지 않은 것 같아요.
물론 그 선택을 유지하려면 그 선택이 만족스러워야 하겠죠.
여행 다니는 것을 왜 좋아하냐면은 새로운 것들을 배울 일이 많았어요.
예전에 첫 여행으로 후쿠오카에 갔을 때, 한 돈까스 집을 갔어요.
맛집이라고 찾아간 것은 아니고, 그냥 하카타역 앞에 있는 작은 가게였어요.
평소에 돈까스를 그렇게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입맛이 없어서 그냥 보이는 가게에 들어가서 먹었죠.
돈까스를 주문해서 먹는데, 샐러드에 소스가 없는 거예요.
테이블에 소스가 있나 하고 봤는데 테이블에도 없더라구요.
가게는 흔히 일본드라마나 영화에서 볼 법한 다찌석으로 이루어져 있는 식당이었는데
앞에 계셨던 사장님에게 영어와 손짓 발짓을 이용해 여쭤 봤어요.
"사장님 샐러드 소스는 없나요?"
가게에 있던 손님은 19살의 고등학생인 나와 직장인 아저씨였는데
직장인 아저씨와 사장님은 서로 웃더니 귀엽다는 듯이 나를 보며 친절하게 이야기해 주었어요.
"돈까스 소스를 샐러드에 뿌려먹으면 맛있어요."
처음에는 장난을 치시나 라는 생각을 했었어요 너무 생소했거든요.
그런데, 옆에 있던 아저씨의 돈까스를 보니 아저씨도 샐러드에 돈까스 소스를 뿌려서 드시더라고요.
그래서 한 번 샐러드에 돈까스 소스를 뿌려서 먹어봤는데, 예상외로 맛있더라구요?
거의 10년이 지난 지금도, 돈까스를 먹으러 가면은 샐러드 소스를 걷어낸 뒤, 돈까스 소스를 뿌려서 먹곤 해요.
우리는 살면서 여러 명의 스승을 만나면서 사는 것 같아요.
저에게도 여러 분야의 스승님이 다섯 분정도 계셔요.
연락을 자주 하진 않지만 마음속에 항상 계시는 분들이죠.
스승님들은 저에게 시작을 가르쳐주신 분들이에요.
그분들에게 배운 것들을 잘 이용했고, 나름대로 또 재해석하기도 하죠.
그리고 제가 그 배운 것들을 할 때 기준이 되어주신 분들이기도 해요.
최근에, 고등학교에서 같이 밴드부를 했던 친구에게 연락이 왔어요.
자기가 요즘 취미로 밴드를 하고 있는데 같이 할 생각이 있냐고 물어보더라구요.
요즘 옛날에 밴드부 하던 기억이 나서 오랜만에 다시 합주를 하고 싶단 생각을 했고
그 친구가 취미로 밴드를 하고 있는 것을 알아서 한 번 불러달라고 이야기했는데
그걸 기억하고 연락을 준 것이었죠.
"알겠어 무슨 곡 하고 있는지 알려줘 미리 들어볼게"
친구에게 곡 명단을 받아서 들었는데 아는 곡들도 있고 모르는 곡들도 있었어요.
그리고 그 노래들을 다 들어보니 전부 다 모던락계열의 노래들이었어요.
사실 고등학교 때 한 밴드부는 락밴드였지만 저는 락을 좋아하지 않았어요.
저에게 드럼을 가르쳐준 선생님은 재즈를 하시는 선생님이었거든요.
선생님은 이런저런 재즈음악들을 많이 들려주셨고, 테크닉을 가르치실 때도 재즈에서 많이 쓰이는 것들을 가르치셨어요.
어떤 한 테크닉은 선생님에게 한 시간 반동안 혼나면서 배웠던 기억이 나요.
처음에는 좀 많이 어려웠지만 어느새 그 음악들이 점점 몸에 배이기 시작했어요.
재즈를 배운 것에 대해 불만은 없지만
누구에게 배웠는가가 이래서 중요하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들에게 지금은 배우지 않지만, 그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어요.
그리고 그 기준이 바뀌기 전까지는 항상 그들과 살아갈 것이에요.
잊어버릴 수 있다면 바꿀 수 있다면 편할 텐데
그래서 참 두렵고 무서운 것 같아요.
누군가의 기준이 된다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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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지금 누군가의 기준 속에서 살아가고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