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다른 사랑을 한다는 것이

영화 ‘사랑하는 기생충’

by 젼정


영화 ‘사랑하는 기생충’을 보았다. 만화책에서나 나올 법한 내용이었는데 소설이 원작이었다. 결벽증이 있는 청년 코사카 켄코(하야시 켄토)와 시선공포증이 있는 사나기 히지리(코마츠 나나)는 각자가 가지고 있는 어려움으로 인해 사회적으로 고립된 상태다. 그들 사이에 사랑이라는 감정이 싹트는 것은 애초에 상상하기 어려운 일처럼 느껴지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두 사람은 서로에게 유일무이한 존재가 된다. 그들은 그 누구도 아닌 서로를 원한다. 그 사랑은 기괴해 보이기도 하고 어떤 맥락(서로 사랑한다는 것)에서는 평범해 보이기도 한다. 사랑이라는 건 이러이러하다고 간단하게 설명할 수 없다. 세상에는 너무나 다양한 사랑이 존재한다. 도저히 사랑할 수 없을 것 같은 상황에서도 어떤 이들은 사랑을 한다. 사랑은 그렇게 많은 것들을 초월한다. 그렇기에 사랑에 관한 말들은 그 수만큼 다양한 형태로 말해진다. 그것이 좋다. 모두가 다른 사랑을 한다는 것이.


“그런데 말이야. 네 마음에서 내가 지워진다는 게 싫어.”


사나기가 코사카에게 울부짖으며 했던 말이다. 참 절절한 사랑 고백이다.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에서 지워지는 건, 그것을 알게 되는 건 분명 아픈 일일 것이다. 이 지구상에서 나를 온전히 이해해 줄 수 있는 단 한 사람, 있는 그대로 사랑해 줄 수 있는 단 한 사람, 그것이 내가 되고 상대가 될 수 있다면 그건 누가 뭐래 해도 사랑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그들은 고독했다. 그러나 서로가 서로의 곁에 있음으로 인해 충분해졌다. 누군가에게는 그것이 특별할 리 없다. 곁에 있어주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하니까. 누구에게도 이해받지 못하고 고독에 놓인 사람들에게는 그것이 전부가 될 수도 있다. 이 영화 속 사랑은 역시 좀 이상하다. 그런데 왜인지 마음에서 쓱 지우고 싶지 않다. 언젠가 한 번쯤은 다시 보고 싶다.


* 비슷한 느낌의 드라마로 ‘빌어먹을 세상 따위‘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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