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직원들을 대하는 교감의 자세
교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시각장애인 피아니스트 김예지 님에게 나무는 위험한 장애물에 불과하다. 안내견 찬미를 의지해 길을 나선다. 키 큰 나뭇가지에 얼굴을 찔리곤 한다. 그녀에게 나무는 성가신 사물이다. 나무 인문학자 고규홍 님은 17년 동안 나무만 관찰하며 살아왔다. 시각에 철저히 의지해서. 김예지 님을 만나면서 시각이 아닌 다른 감각을 이용해 나무를 보게 하고 싶은 열망을 품게 된다. 그래서 탄생한 책이 <슈베르트와 나무>다.
보는 것이 전부일까?
"시각이 아닌 오감은 물론이고, 이전의 사유 경험까지 끄집어내 대상을 사유하는 방식. 대상은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사유하는 것이다. 시각을 내려놓고 그녀는 사유를 얻었다."
옥수수 유전자 연구를 통해 여성 최초로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바버라 매클릭톡(1902~1992)은 옥수를 현미경을 통해서만 관찰한 것이 아니라 과학자답지 않게 '마음의 눈'으로 바라본 남다른 과학자다.
"대상의 속내를 알아내기 위해서는 먼저 대상에게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녀는 팔십 세가 넘어서야 인정받았다. 기존의 고정관념을 깬 그녀의 연구는 철저히 따돌림받았다. 엄격한 객관적 실증을 요구하는 과학분야에서 생명의 느낌을 강조했으니 말이다.
시각과 청각의 만남
나무 인문학자 고규홍은 17년 동안 촬영한 나무 사진 2 테라바이트 분량의 20만 장이 넘는 사진들에서 시각장애인 피아니스트 김예지의 피아노 음악 슈베르트에 가장 알맞은 사진을 골라내 세종문화회관 연주회에 청각과 시각의 만남을 선보였다. 참고로 슈베르트는 젊은 나이에 숨을 거둔다. 그의 음악은 어둡고 슬프다.
"무언가를 만진다는 것은 그걸 사랑한다는 것"이라고 김예지 님은 말한다. 다양한 나무처럼 그녀는 피아노로 다양한 삶을 표현한다. 작곡가는 자신의 이야기를 악보에 담는다. 지휘자는 작곡가의 악보를 가지고 자신의 이야기로 다시 해석한다. 다양성이다.
미국의 산악자전거 선수 대니얼 키시. 두 살 때 시력을 잃었지만 험준한 산악을 자전거로 타고 달린다. 청각을 이용해서 사물을 인식하는 능력을 스스로 개발했다. 혀를 튕겨 '탁탁' 소리를 내고, 사물에 부딪쳐 돌아오는 소리의 반향으로 사물의 상태와 위치를 파악한다. '반향정위'라고 부른다.
교직원을 대하는 교감의 자세,
보이는 것에만 의존해서는 안된다.
자칫 편견으로 치우칠 수 있다.
사유하는 것이,
귀를 기울이는 것이,
사랑하는 것이,
먼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