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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임 없는 4일

임시 담임

by 이창수

" (담임) 선생님은 왜 안 와요? "


담임 선생님 대신 교실 문을 열고 들어오는 나를 보고 아이들이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그 말속에는 궁금증과 호기심이 묻어 있다. 어제도 잠깐 물어보는 친구도 있었는데 오늘은 더욱 큰 목소리로 나에게 물어본다.


"응. 선생님. 아파서 병원 가셨어"


이 정도선에서 대답해 주었다. '코로나 양성 판정받았어'라는 대답보다는 '아파서 병원 가셨어'라는 말이 아이들에게 또는 가정으로 돌아가 부모님께 전달할 때 더 의미 있는 대답이 아닐까 생각해서다.

오늘은 다행히 5교시 수업 중에 3시간 수업만 하면 된다.


'담임 없는 4일' 아이들을 잘 돌보며 교육활동을 차질 없이 해 내야겠다는 생각과 함께 약간의 불편함은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야 담임 선생님이 복귀하셨을 때 아이들이 더 반기지 않을까 싶다. 완벽하게 담임 역할을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그렇게 해서도 안 될 것 같다. 담임 없는 4일 중 이틀째다.


출근하면서 교무실에 계시는 교무행정사님들께는 교실에 있을 테니 혹시 급한 전화나 일이 있으면 전화 달라고 부탁드렸다. 쉬는 시간에도, 중간 놀이 시간에도 교실과 복도를 다니며 생활지도도 해야 된다. 점심시간에는 급식 지도, 하교 시간에는 하루의 마무리를 잘하고 보내야 한다.


비가 추적추적 오는 담임 없는 이틀째 날, 담임 선생님의 마인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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