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포마라톤대회
드디어 생애 처음으로 마라톤 Half 도전해 보았다. 거리는 21.0975km.
한 달여 정도 꾸준히 마리톤 대회 참여를 위해 틈틈이 달리기 운동을 했다. 집 근처 400미터 트랙을 10바퀴, 20바퀴를 뛰고 무릎이 아프면 다시 5바퀴, 10바퀴로 하향 조정하고 괜찮다 싶으면 조금 더 뛰고.
나이 50에 다시 새롭게 도전해 본다는 것은 내게 삶의 의욕이었고 목표였다. 마라톤 신발도 큰맘 먹고 주문을 했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중국산 짝퉁. 그래서 반품해 버리는 해프닝도 있었다. 결국 집에서 늘 신던 평범한 신발을 신고 대회에 출전했다. 밑창도 반들반들 다 닳아있었지만 좋은 점은 내 발에 최적으로 익숙해져 있다는 점.
대회 당일 날 집에서 장소까지 20여 분 떨어진 곳에 아내가 차로 친절하게 태워주었다. 출발시각인 08:30까지 아직 한 시간 정도 남아 있었지만 참가 선수들이 밀려 들어왔고 팸플릿에 적혀 있는 인원만 하더라도 거의 2,000명이 넘었다. 소지품이나 입고 온 운동복을 물품 보관소에 맡기고 Half 출발 대기 장소로 향했다. 신호 불빛과 함께 일제히 함성과 함께 내달리는 선수들의 움직임이 장관이었다.
연습하면서 늘 반복되었던 무릎 통증이 관건이었다. 과연 완주할 수 있을까? 가장 걱정이었고 어깨 통증 정도는 이겨낼 만했다. 중간중간 시간대별로 페이스 메이커 분들이 노란 풍선을 달고 초보 마라토너의 든든한 안내자가 되어 주었다. 처음 목표는 2시간 대였는데 뛰다 보니 약간 욕심이 생겼다. 나도 모르게 속도를 높이고 평소의 페이스 이상으로 달렸다.
반환점을 돌기까지는 내 몸 상태는 괜찮았다. 바닷가를 보며 뛰는 달리기 코스는 가끔 바다 풍경을 보는 여유를 부릴 수 있었다. 문제는 15km 지점쯤에서 일어났다. 무릎 통증이 일어났다. 포기해야 되나? 어떻게 할까? 싶었는데 차라리 걷는 한이 있더라도 목표를 완주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이를 악물고 뛰었다. 얼마 전 항저우 아시안게임 안세영 배드민턴 선수도 통증을 이겨내며 뛰었는데 이 정도쯤이야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마지막 피니쉬 라인을 통과하고 생애 첫 마라톤 half 완주를 끝낼 수 있었다. 아쉬운 점이 있었지만 당초 완주가 목표였으니 내년을 기약하며 대회 측에서 간식으로 준 바나나를 먹으며 대회장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