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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창수 Nov 15. 2023

동상이몽

쓰는 습관

학교 안에는 다양한 나이대에 사람들이 공존한다. 60대에 이른 사람부터 20대 중반까지. 공동체라는 이름으로 함께 모여 있지만 실상은 동상이몽인 경우가 많다.


요즘은 뭐든 갑질로 연결 짓는 경향이 많다. 나이가 많거나 직위가 높은 나와 같은 경우는 말과 행동에 있어 늘 조심할 수밖에 없다.


조직을 움직이기 위해서는 권한이 있어야 하는데 인권, 민주주의, 수평, 배려와 같은 분위기로 손과 발을 묶어 놓는다. 겉으로는 마치 평화로운 학교처럼 보이지만 속사정은 그렇지 않다. 일을 하려고 하지 않는다. 구성원들을 움직일 동력이 없다. 자발성은 누구에게나 기대할 수 없다. 열정이 있는 사람에게만 기대할 수 있다. 무사안일, 복지부동, 안락주의, 개인주의에서는 결코 기대할 수 없다.  열심히 하지 않아도 월급은 따박따박 들어오니까.


동의를 얻는다는 것이 무엇일까?


과연 동의를 얻어서 해야 하는 일이 있고 그렇지 않은 일도 있는데 어찌 된 일인지 요즘은 웬만한 일을 구성원들의 동의를 구하라고 한다.


학교 안에서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펼쳐지는 일들이 과연 나쁜 일이 있을 수 있을까? 감화 감동시켜 교직원들의 마음을 움직이면 되지 않겠느냐라고 물어보는 사람이 있다면 직접 해 보시라고 권해 보고 싶다.


편해지려고 하는 사람을 어떻게 설득할 수 있나?

자기 이익에만 몰두한 사람을 어떻게 움직이나?

권리만 주장하려는 사람에게 의무를 다하라는 소리가 들리겠나?


이러다가 배가 산으로 올라가지 않을까 싶다.


분위기 전환을 위해 무리수를 던졌다. 편안한 길이 아니라 고생길을 걸어가고자 한다. 넓은 길이 아니라 좁은 길을 선택했다. 함께 가고자 하는 사람은 없다. 호호 불며 억지로 데려가기보다 차라리 놓아 버리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빈 곳은 누군가로 채워질 것이다. 구관이 명관이라고 하던데 그럼에도 새로운 선택을 하고 싶다.

마지막까지 내가 해야 할 일은 유종의 미를 거두는 일이다.


할 말이 있더라도 참는 게 지혜로운 행동이다. 시간이 해결해 줄거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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