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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창수 Dec 25. 2023

교감의 조언

하루는 반가운 선생님 한 분으로부터 메시지가 왔다.


이창수교감선생님

 

다름이 아니라 ◯◯는 방학 언제 하나요. 1월 8일부터 12일 사이에 출근하시는 날이 있나요? 내년 교감발령이 확실해서 교감업무를 전반적으로 한번 들어보고 궁금한 것도 물어보고 싶어 연락드립니다. 신규 나가서 업무로 인해 차질이 생기면 곤란할 것 같기도 하고 출근하시는 날 하루 방문해서 듣고 점심식사나 같이 하면 좋을 듯합니다.^^  1월 15일부터 31일까지는 시간이 안될 것 같아요.  


내년에 교감 발령을 나가시는 선생님이다. 아직도 두 달 넘게 남았는데 미리 준비하시려고 메시지를 주신 것 같다. 교사에서 교감으로 승진하시는 선생님의 마음은 크게 두 가지일 것 같다. 나도 그랬으니까.


첫째 설레는 마음. 누군가 나를 교감으로 불러줄 때 어색하면서도 기뻤다. 나도 이제 교감이구나라는 것이 실감이 난다. 둘째 두려운 마음. 약간의 교감 직무 연수를 받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교감 일은 직접 몸으로 부딪쳐 봐야 체득된다.


 이론상으로 아무리 이래저래 하면 된다라고 들어도 무용지물이다. 물론 교감의 업무 등에 대한 스킬과 요령이 담긴 매뉴얼을 숙지하면 참 많은 도움이 된다.


교감으로 승진하는 그 선생님이 정말 궁금해하는 것이 무엇일까? 내가 조언해 드려야 하는 부분은 무엇일까?


점심을 사 준다고 하니 밥값은 해야 되지 않을까?


1번 교감업무를 전반적으로 한번 들어보고.

2번 궁금한 것도 물어보고.

3번  신규 나가서 업무로 인해 차질이 생기면 곤란할 것 같기도.


선생님이 내게 주신 메시지를 꼼꼼히 분석해 보았다.


전반적인 교감 업무에 대해 궁금해하시는 것 같다. 신규 교감 나가서 업무를 몰라서 차질이 생길 것에 대비해서 경력 교감으로부터 알짜배기 정보를 얻고 싶어 하는 것 같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교감 지명을 받고 100시간 가까이 교감임용 전 직무연수 때 수많은 강사로부터 전해 들었을 테고 내년 3월 승진 발령받기 전에도 이틀간 집중 연수도 예정되어 있는데 아마도 초조한 마음이 앞선 것 같다. 나도 그때 그랬다.^^  


그렇다면 중복될 내용은 차치하고 핵심적인 부분 중심으로  정확하게 짚어 드리면 될 것 같다. 인사 업무, 채용 업무, 교직원 복무 등. 그리고 당장 2월에 새로운 임지에 가서 교육과정을 설계해야 하는 시간에 교감이 해야 할 역할에 대해 내 경험을 토대로 조언해 드려야겠다.


마지막으로 '2번 궁금한 것도 물어보고'가 나의 입장에서는 아리송하다. 뭐가 궁금한지 속 마음을 알 수 없으니 예상 답안만 준비해 갈 수밖에.


 다행히 감사하게도 올해 교감의 일상을 기록해 놓은 '교감 일기'가 나름 신빙성 있는 자료로 내놓기에 충분할 것 같다는 자신감이 든다.

그동안 써 온 '교감 일기' 중에 3월 목록 일부분을 살펴보면 이렇다.


교감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한 개인의 극히 주관적인 기록이지만 당장 신규 교감으로 살아갈 누군가에게는 참고자료가 되지 않을까. 궁금점을 조금이나마 풀 수 있는 한 가지 열쇠가 되지 않을까.


그런 의미에서 교감 일기, 교감의 일상을 기록해 놓기 참 잘했다. 작은 소망이지만 소박한 기록 일지를 책으로 출간할 기회가 생겼으면 좋겠다. 어느 출판사에서 무명에 불과한 한 초등학교 교감의 책을 출간할 기회를 주겠느냐마는 사람일이란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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