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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창수 Jan 10. 2024

감기에게 무릎을 꿇다

지난주 토요일부터 시작한 감기가 아직 내 몸을 지배하고 있다. 월요일은 마무리해야 할 일들이 있어 출근했고 어제는 집에서 원격 업무 시스템으로 틈틈이 일했다. 돌이켜보니 이렇게 아픈 적이 있었나 싶다. 남들이 다 걸리는 코로나도 걸리지 않았고 독감이 휘몰아칠 때에도 신기하게도 건재했다. 내 몸에 특별한 면역 체계가 있나 싶을 정도로 건강하게 출근했던 것 같다. 사실 몸이 아프지 않았던 것은 아니었다. 다만 정신력으로 버틸만했었다. 


새해 첫날부터 이틀간 저녁까지 1학년 신입생 접수하는 동안 자리를 함께 했고 졸업식 행사를 마치고 나서 그날 저녁에는 밤까지 학교의 중요한 안건을 가지고 동문들과 마라톤 회의를 했었다. 아마 사흘 동안 이어진 야간 업무로 몸이 축이 나지 않았나 싶다. 


감기라는 것이 참 신기하다. 우리 집 둘째가 지난주부터 앓기 시작했는데 어김없이 온 가족들을 순서대로 지나쳐 간다. 셋째, 아내, 나, 그리고 마지막 남은 사람은 첫째다. 첫째는 새 직장에 출근한 지 며칠 되지 않아 본인은 감기에 걸리면 안 된다며 자기 방에 들어가 가족들과 최대한 접촉을 삼가고 있다. 아프면 직장에 가서 일을 하지 못하기에 스스로 조심하며 관리하는 모양이다. 기특하다. 


쉰 목소리가 나오다가 오늘 아침에서야 목소리가 조금씩 정상으로 돌아오고 있다. 내일 선생님들 앞에 서야 하는 시간인데 걱정이다. 그때까지 최상의 몸 상태를 만들어가야 할 것 같은데 시간이 부족하다. 곳곳에 눈이 내린다고 하니 일기 상태를 봐서 오늘 저녁에라도 넘어가서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되나 생각 중이다. 


다행이다. 방학 중에 아파서. 아프니까 건강할 때가 그립다. 건강에서만큼은 자만하지 말아야 한다. 바이러스라는 놈은 눈에 보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불특정 다수에게 접근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으니 말이다. 당분간 마스크를 다시 쓰고 다녀야겠다. 성가시다고 외면했던 마스크를 건강을 위해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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