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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창수 Feb 13. 2024

교감으로 산다는 것, 플레잉 코치로 살아가는 것

“(담임) 선생님은 왜 안 와요?”     


담임 선생님 대신 교실 문을 열고 들어오는 나를 보고 아이들이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그 말속에는 궁금증과 호기심이 묻어 있다. 어제도 잠깐 물어보는 친구도 있었는데 오늘은 더욱 큰 목소리로 나에게 물어본다.   

   

 “응. 선생님. 아파서 병원 가셨어.”     


이 정도 선에서 대답해 주었다. ‘코로나 양성 판정받았어’라는 대답보다는 ‘아파서 병원 가셨어’라는 말이 아이들에게 또는 가정으로 돌아가 부모님께 전달할 때 더 의미 있는 대답이 아닐까 생각해서다.


   오늘은 다행히 5교시 수업 중에 3시간 수업만 하면 된다. 담임 없는 나흘 동안 아이들을 잘 돌보며 교육 활동을 차질 없이 해 내야겠다는 생각과 함께 약간의 불편함은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야 담임 선생님이 복귀하셨을 때 아이들이 더 반기지 않을까 싶다. 완벽하게 담임 역할을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그렇게 해서도 안 될 것 같다. 담임 없는 나흘 중 이틀째다. 


출근하면서 교무실에 계시는 교무행정사님들께는 교실에 있을 테니 혹시 급한 전화나 일이 있으면 전화 달라고 부탁드렸다. 쉬는 시간에도, 중간 놀이 시간에도 교실과 복도를 다니며 생활지도도 해야 한다. 점심시간에는 급식 지도, 하교 시간에는 하루의 마무리를 잘하고 보내야 한다. 비가 추적추적 오는 담임 없는 이틀째 날, 담임 선생님의 마인드로 열심히 살아냈다.


   교감은 플레잉 코치로 살아간다. 플레잉 코치란 운동선수와 코치의 역할을 동시에 하는 사람으로 주로 팀의 최고참 선수 가운데 지도자의 역할도 하는 선수를 가리킨다. 교감은 코치이며 선수다. 관리자며 동시에 실무자다. 담임 선생님 부재 시에는 교실에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빈자리를 깔끔하게 채워야 한다. 보결 강사를 요청하기도 하지만 갑자기 변수가 생길 경우는 교감이 감당해야 한다. 교감이 ‘교감 선생님’으로 불리는 이유가 ‘교감’이기 전에 ‘선생님’이기 때문이다. 


   플레잉 코치로 살기 위해 체력에 신경을 쓴다. 비실 대면 선수는커녕 코치로 살아갈 수 없다. 특히 새 학기 시즌이 되면 몸이 두 개라도 바쁜 사람이 교감이다.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만사가 귀찮아진다. 교감 일을 선생님에게 미루게 된다. 건강한 체력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 운동선수들이 1~2월이면 전지훈련을 통해 시즌을 준비하는 것처럼 나도 큰 맘을 먹고 특별훈련에 돌입한다. 작년부터 조깅을 통해 체력을 다지고 있다. 


   조깅은 자기 몸에 알맞은 속도로 천천히 달리는 것이다. 가볍게 천천히 달리기만 하면 된다. 어려울 게 없다. 뛰다가 힘들면 걸으면 된다. 조깅은 심장, 폐, 순환계의 기능을 향상시킨다고 한다. 일과 중에 주로 앉아 있는 시간이 많은 나로서는 조깅에 투자하는 시간을 아까워하지 않는다. 플레잉 코치로 살아가기 위한 나만의 운동법이다. 

(2024년 출간을 목표로 준비 중, 197쪽)

1장 교감으로 산다는 것은

2장 교감으로 버틴다는 것은

3장 교감으로 존재한다는 것은

① 오늘도 교직원들에게 배웁니다.

② 교감이 교감을 알아본다. 

③ 설레는 마음은 잠깐

④ 여백이 필요하다.

⑤ 고독을 이겨내는 것

⑥ 사람보다 소문이 먼저 간다.

⑦ 기억에 의존할 수 없는 때

⑧ 감정을 쏟아낼 곳이 없을 때

⑨ 한 사람을 알아가는 것

⑩ 플레잉 코치로 살아가는 것

4장 교감으로 만난다는 것은

5장 교감으로 만족한다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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