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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창수 Mar 05. 2024

교감으로 산다는 것, 사람을 구할 때

교감의 역할 중 하나는 ‘사람 구하는 일’이다. 사람을 채용하는 일 말이다. 기간제 교사(강사), 교육 활동 인력, 차량 탑승 도우미, 은빛 지킴이(교통봉사 요원) 등 한 해에 정기적으로 채용해야 할 인원이 학교에는 참 많다. 보통 매년 1~2월에 공고를 내고 채용을 한다. 그러다가 개인적인 사유로 일을 그만두게 될 때 긴급하게 사람을 다시 구해야 하는 일이 발생된다. 쉽지 않은 일이다. 채용과 관련되어 참 재미난 이야기가 있다. 


몇 년 전 일이다. 나는 그때 교무부장이었고 새로 오신 교감 선생님과 몇몇 교직원이 교무실 테이블에 둘러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던 상황이었다. 


 

 “교감 선생님, 사람 구할 일이 있으시면 ○○○행정사님께 부탁하세요.”

“○○○ 행정사님이 사람을 그렇게 많이 구했어요? 응급구조 자격증이 있나 봐요?"


 

교무실에 모여 있던 교직원들이 박장대소했던 기억이 있다. 아마 새로 오신 교감 선생님은 ‘사람 구하는 일’을 채용이 아닌 실제 생명을 구하는 일로 생각하셨나 보다. 


출장을 마치고 오늘 출근을 했는데 행정실 주무관님 한 분이 급하게 오시더니 사직원 한 장을 내밀었다. 차량 탑승 도우미분께서 갑자기 허리가 삐끗해서 일을 못하신다고 한다. 그분 입장에서는 허리를 다치셨으니 위로받고 치료받아야 할 처지인데 당장 학교에서는 사람을 어떻게 구해야 할지 난감했다. 학생들을 통학해 주는 버스라 하루속히 탑승 도우미를 구해야 하는 처지였다. 


사람 구하는 일이 교감의 일인지라 어떻게 해서든 구해야 한다. 주변에 일할 수 있는 사람이 있는지 만나는 교직원들에게 부탁을 했지만 쉽게 구해지지 않았다. 순간 번뜩이는 생각이 들었다. 


 

‘맞다! 학교 근처 노인정을 찾아가자!’ 


 

당장 사람을 구해야 하기에 눈치 볼 것도 없이 노인정에 들어가서 자초지종을 말씀드렸다. 노인정 고문이라는 직함을 가지신 어르신께 부탁을 드렸다. 잠시 뒤 정말 깜짝 놀랄 소식을 가지고 교무실로 노인정 고문님께서 찾아오셨다. 


 

“교감 선생님, 사람 구했습니다!” 

“네? 이렇게 빨리요? 감사합니다!” 


 

사람을 구하고 나니 속이 시원해졌다.


『교감으로 산다는 것』 

(2024년 출간을 목표로 준비 중, 201쪽)

1장 교감으로 산다는 것은

2장 교감으로 버틴다는 것은

3장 교감으로 존재한다는 것은

4장 교감으로 만난다는 것은

5장 교감으로 만족한다는 것은

① 담임 선생님이 최고입니다.

② 학부모 앞에서 강연할 때

③ 교감도 방학이 좋다.

④ 내가 그토록 꿈꾸던 것을

⑤ 자연스럽게 늙어간다는 것

⑥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

⑦ 사람을 구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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