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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언제 존중받는다고 느끼는가?

by 이창수

토킹스틱을 가진 사람만 이야기할 수 있다는 서클의 기본 원칙 하나만이라도 지켜지더라도 학교 분위기는 많이 달라질 수 있다. 토킹스틱을 가진 사람만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것은 경청하는 습관을 배우는 것이며 서로 배려하는 관계를 만들어가는 규칙이다. 서로 잘 듣는 행위를 통해 구성원 모두가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배울 수 있다. 연결성은 곧 소속감으로 이어진다.


서로 존중하는 관계는 자신의 정체성을 발견하게 만들고 탄탄한 정체성은 소속감으로 연결된다. 존중한다는 것은 상대를 인정하는 것이다. 공동체의 규칙을 지켜라는 말보다는 '나는 언제 존중받는다고 느끼는가'라는 질문이 존중을 실천하게 만든다. 공동체 안에서 창의적 질문을 던지는 것은 그만큼 안전한 공간임을 느끼고 있다는 증거다.



서클이 가지는 교육적 의미는 이렇다. 경청의 구조화를 통해 존중을 배우게 하며 학교라는 작은 사회 속에서 관계성과 공동체성의 중요성을 경험하게 한다. 공동체 질서를 위해 규칙을 지키는 자발적 책임을 높이며 수평적 구조의 경험을 통해 방관자를 줄이는 문화를 만든다. 방관자를 줄인다는 것은 또래압력을 건강한 압력으로 바꾸는 작업이다. 건강한 압력은 공동체 압력이 작용하는 것이다. 공동체를 무너뜨리는 1~2%의 힘이 전체 공동체를 좌지우지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90% 이상의 에너지를 90%에게 쏟도록 만들어야 한다.



생활교육은 곧 삶의 교육이다. 구성원 각자가 자신의 존재 자체를 인정받을 때 변화하게 된다. 집단 안에서 존재적 수용의 메시지가 자연스럽게 작동되어야 한다.



"너는 여전히 우리에게 필요한 존재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준법정신이 아니라 대화의 기술, 관계의 기술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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