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책은 자꾸 손이 간다. 두꺼운 책이라도 무섭지 않다. 맛있는 간식을 조금씩 조금씩 빼어 먹듯이 읽고 싶어 진다. 책의 배경이 되는 철학이 함축된 문장들은 처음에 읽어내는 데에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 밑줄을 긋고 낱말에 색깔을 입히며 읽는다. 산에서 산삼이라도 발견한 것처럼 눈이 번쩍 뜨이는 문장을 만나면 피곤함도 싹 가신다. 그만큼 오랫동안 뇌리에 남는다. 가슴에 머무르는 문장이 많은 책일수록 독서하는 재미가 생긴다. 깊게 생각하게 만드는 글이 많을수록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버스 안에서, 기차 안에서도 주위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읽게 된다.
「회복적 생활교육으로 세우는 회복적 학교」는 저자가 강릉에 강의하러 왔을 때 현장에서 구매한 책이다. 오랫동안 곁에 두고 읽고 싶었다. 한 번 읽고 다시 펼치지 않는 책은 잘 구매하지 않는다. 지난 8월까지 '회복적 생활교육 전문가 양성 연수'(80시간)을 들었다. 연수 때 배웠던 내용들이 책에 실려 있다. 책 읽기가 곧 반복 학습이 되었다. 연수가 끝나면 배웠던 내용들이 서서히 기억나지 않는다. 오랫동안 기억하는 방법은 관련된 책을 읽는 거다.
500여 쪽 분량의 책인데 조금씩 읽다 보니 벌써 반 이상 읽었다. 이쯤 되면 속도가 붙는다. 탄력을 받아 처음보다 읽는 속도가 빨라진다. 일하다가 중간중간 생각나면 책장을 펼친다. 한 번에 읽을 수 있는 여력이 없기 때문이지만 이렇게 읽는 것도 나름 꽤 괜찮은 독서 방법인 것 같다. 직장인이라면 공감하실 게다. 책 한 권을 통으로 앉아서 읽을 시간을 확보하기란 휴가 외에는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 틈나는 시간 조금씩 조금씩 읽어가다 보면 어느새 책 한 권을 다 읽게 된다.
직장인의 독서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