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길을 건너다 현수막에 쓰인 글귀가 눈에 쏙 들어왔다. 새로 오픈한 외제차 전용 카센터를 홍보한 현수막이었다. 다음과 같이 적혀 있었다.
"서울 아우디 서비스센터 15년 경력, 독일 수입차 전용차단기 사용"
아마도 이 카센터 주인장께서는 서울에서 내려오신 분 같다. '서울'이라는 말을 제일 먼저 쓴 이유는 서울이 주는 이미지가 좀 더 앞서가고 전문적인 곳이라는 뜻이 아닐까 짐작해 본다. 그리고 '아우디'라는 차종을 간결하게 쓰면서 자신은 외제차 중에서도 아우디 차량을 전문적으로 수리하는 사람이라는 뜻을 강조한 것 같다. 그리고 '서비스센터 15년 경력'을 노란색으로 눈에 띄게 강조했다. 다시 말하면 본인은 외제차를 수리한 경력이 15년이 되었다는 점을 부각하면서 자신의 전문성을 돋보이게 하려고 한 것 같다.
15년 경력이면 자동차 수리 업계에서는 상당히 고경력인가 보다. 그렇지 않으면 이렇게 강조하지 않을 터인데 말이다. 순간 나도 교육계에 몸담은 경력이 꾀 되는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교육 경력 25년'
나도 카센터 사장님처럼 자랑스럽게 경력을 자랑할 수 있을까 생각해 보았다.
"교사는 특별한 품성과 전문성을 갖추어야 한다. 교사는 교과를 깊게 이해해야 하며, 동기가 부족한 학생들을 배움으로 이끌 수 있는 역량을 지녀야 하고, 민주 시민으로서 모범적인 삶을 영위해야 하며, 스스로 학습하는 존재로서 성장을 계속할 수 있어야 한다"
(한국의 교사와 교사 되기, 167쪽)
교육경력은 곧 전문경력이다. 교육과정을 보는 전문적인 식견, 학생들을 다루는 능숙 능란함, 학부모와의 소통 능력, 교육자로써의 보다 높은 윤리성이 교육경력이 많아질수록 깊어져야 한다. 그럴 때 누가 보더라도 존경스럽고 믿음직스러운 전문가라 칭할 수 있겠다.
'교감 경력 2.03년'
교감의 전문성은 교직원들로부터 평가받을 수 있다. 경력이 많아질수록 안정감 있게 학교의 직무를 수행하며 예기치 못한 다양한 돌발 상황에서도 능숙 능란하게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 교직원들이 그렇게 생각해 주어야 교감 경력을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