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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감의 지혜

과하지욕

by 이창수

'과하지욕跨下之辱'

수모를 겪으면서도 뒷날의 큰 일을 위해 당장의 분함을 참는다!



2021년 교사에서 교감으로 역할이 바뀔 때 나 스스로 다짐했던 문구다.



혹자는 학교 안에서 교장 다음으로 교감인데 무슨 수모를 겪을 일이 있겠느냐고 의아해한다. 세상 많이 바뀌었다. 수평적인 조직 문화에서 늘 행동가짐을 조심해야 할 순서가 바로 교장, 교감 순이다. 말 한마디도 살 얼음판 걷듯이 주의해야 할 시대다. 감정도 마찬가지다. 화가 난다고 해서 함부로 드러낼 수 없는 것이 교감의 위치다.



과하지욕이라는 말은,



당장 화날 일이 있더라도,

자존심이 뭉개지더라도,

경우 없는 사람을 만났더라도,

나에게 덤벼드는 사람이 있을지라도,

수모를 겪을지언정 나중을 위해 참을 인자를 새기라는 말이다.



나이가 들수록,

상급자가 될수록,

꼰대 소리를 듣는 이유는,

'내 생각은 맞고 상대방은 틀렸다'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나뿐인 사람'은 나쁜 사람이다!



나뿐인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항상 주변에 분쟁을 일으킬 수밖에 없다. 조선 세종 때 정승을 지낸 황희의 일화는 변화무쌍한 시대에 지혜로운 리더십 형태를 보여준다. 일명 관용의 리더십으로 정의할 수 있겠다. 모두의 이야기를 듣고 인정해 주는 리더십이다.



내가 이렇게 생각하듯이 다른 사람도 다르게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을 받아주는 리더십이다. 옳고 그른 것을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그대로 받아주는 리더십이다. 지혜는 옳고 그른 것을 해결해 주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상황에 대처하는 능력이다. 황희 정승이 왜 그렇게 오랫동안 정승의 자리에 쓰임을 받을 수 있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지식은 문제를 해결하는데 쓰이지만,

지혜는 문제를 대처하는데 쓰인다.



지식보다는 지혜가 더 필요한 필요한 시대다. 특히 교감에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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