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장일기
"안녕하세요? 신동 초등학교 교장 선생님이시죠?"
"네. 그렇습니다. 반갑습니다"
"신동 초등학교는 내년에 어떻게 되는 겁니까?"
"네. 교직원들과 마을 주민들의 응원으로 얼마 전에 학생 두 명이 전학 와서 학생 수가 늘었습니다"
"반가운 소식이네요. 제가 대한민국을 다녀봐도 신동 초등학교만큼 예쁜 학교가 없더라고요"
"네. 저도 그렇습니다. 정말 학교가 예쁘죠!"
여기까지는 이야기가 참 훈훈하게 오고 갔다. 나에게 말을 건넨 분은 이쪽 지역에서 나름 이름이 나 있는 분이시다. 학교가 예쁘다, 위치도 참 좋다, 영화에 나올만한 곳이다 등등의 이야기를 주고받을 때 학교의 든든한 후원자가 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그다음의 대화부터가 약간 불편해지기 시작했다.
"교장 선생님이 학교를 살리기 위해 노력하신다는 소문을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당연히 교육자로서 제가 해야 할 일이죠"
"그런데 학교가 몇 년 가겠습니까? 그래서 하는 말인데 폐교가 되면 건물이 망가지는 것은 한순간이더라고요"
"......?"
"언젠가는 학교가 없어질 텐데 그때 제가 매입하려고요"
"아... 네..."
사업가이신 그분은 학교 건물과 학교가 보유하고 있는 땅이 탐나셨나 보다. 누구라도 그런 계산 정도는 다 할 것 같다. 신동 초등학교에 내가 근무하고 있어서 하는 말이 아니다. 정말 주변 경치와 학교가 너무너무 예쁘다. 기찻길 옆 영화관 같은 학교다. 신기하고 동화 같은 학교다. 학교에 몸담고 있는 교육자의 생각과 사업가의 생각은 다를 수밖에 없나 보다. 순간 씁쓸한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삼척 IC를 빠져나와 학교 방향으로 운전해서 오다 보면 폐교된 건물이 보인다. 아마 오래전부터 방치되어 온 폐교인 것 같다. 수풀이 우거졌고 건물의 페인트도 빛이 바래고 벗겨져 있어 누가 보더라도 흉물로 보인다. 이곳도 예전에는 학생들이 숨 쉬는 공간이었을 텐데 말이다. 학교의 생기는 학생들의 움직임에 있다. 학생이 없는 학교는 서서히 망가질 수밖에 없다.
앞으로 우리 신동 초등학교는 어떻게 될까? 교직원 중에 한 분은 마치 내가 엄청난 능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처럼 보이셨나 보다.
"교장 선생님, 신동 초등학교를 꼭! 꼭! 살려 주세요!"
오기를 부리는 것이 아니다. 정말 학교를 생기가 넘치는 학생들의 숨이 살아 있는 곳으로 오랫동안 유지하고 싶다. 나만의 힘으로는 불가능한 일이다. 마을과 지역과 교직원과 관계자들의 도움이 없으면 쉽지 않은 일이다.
매년 4월 1일이면 신기면이 '리'에서 '면'으로 승격된 날을 기념하여 환선굴과 대금굴 입구에서 환선제 행사를 한다. 신동 초등학교를 대표하여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