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 요원이라면 주차할 것이 아니라고 말해야지, 작정한 뒤 마스크를 정돈해서 쓴 다음 차창을 내렸다.
남자가 운전석 뒤쪽으로 시선을 두며 말했다. “뒷바퀴가 바람 나갔어요.”
“어머나, 그래요? 감사합니다.”
아저씨는 슬슬 지나갔고, 나는 차에서 내려 운전석 뒤의 바퀴를 발로 꾹꾹 눌러보았다.
당장 주행을 못할 정도는 아니지만, 언제 가라앉을지 모른다. 몇 년 전에도 못 하나가 박혀 왼쪽으로 기우뚱 주저앉은 채 주행하다 바퀴를 통째 교체한 적이 있었다.
작년 여름 중고차를 살 때부터 휠과 바퀴가 노후해 보였는데, 결국 말썽을 부린 것이다.
단골 카센터에 가려면 20분쯤 달려야 하는데, 어쩐다…
우선 카센터에 연락했지만, 서행하는 동안 계속 치치치, 기분 나쁜 소리가 들렸다.
결국 도중에 차를 세워놓고 카센터에 아무래도 그곳까지 못 갈 것 같다고 연락한 뒤 보험회사에 전화했다.
15분쯤 지나서 기사분이 왔다.
차에서 내려 지켜보려 했는데,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기사님은 우비를 준비해 왔다며 알아서 작업할 테니 나더러 어디 들어가 있으라고 했다.
그분이 땜질하는 동안 나는 뒷걸음질 쳐서 핫도그 집 처마 밑에 가 섰다.
“여기에 앉아요.”
60대 중후반으로 보이는 아주머니가 테라스에 놓인 테이블을 가리켰다.
나는 미안하고 고마워서 핫도그를 주문했다.
새 핫도그를 기름에 꽂은 아주머니가 커피를 권했다.
“우리 커피 맛나요. 양촌리 커피 아시나?”
아주머니는 유머스러운 말투로 믹스커피를 건네며 앉아서 느긋하게 기다리라고 했다. 그리고는 칭찬도 해 주셨다.
“대단하시네. 저 큰 차 펑크 나간 걸 연락해서 직접 처리하고. 나 같으면 어쩔 줄 몰라 수선 떨고 여기저기 전화해 물어보고 했을 텐데…”
차바퀴 두 개를 손 보는 동안 아주머니와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지나가는 차들을 보며 10여분 동안 이야기를 나눴다.
아주머니는 1시간 거리에서 살다 1년 전에 이곳으로 이사 왔고 크게 아팠으며 지인들로부터 상처를 받았다는 사연을 들려주었다. 그러고 보니 아주머니의 얼굴이 핼쑥해 보였다. 몸집도 작고 마른 편이었다.어떤 궤적을 그려온 삶인지 가늠할 수는 없지만, 지금은 편안하시다고 했다.
이곳은 연고도 없는 곳인데 운동 안 나가도 맞은편에 광덕산의 사계절을 볼 수 있는 매력에 빠져 정착했다고 했다.
나는 단원고 아이들은 어떠냐고 물었다. 내 질문의 의미를 알아채시고 아주머니는 말씀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