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태로운 청춘을 관조하면서 (1)
불안에도 방정식이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은 참이었다. 그러나 해답을 이끌어내는 해는 도통 적재적소에 등장하는 법이 없다. 인생은 항상 변곡점 투성이인데도, 지금 내가 쓸려가고 있는 파도의 위치가 어디쯤인지 그 당시엔 통 알 수가 없는 것이다. 어느샌가 축축해진 나는 생각한다. 나를 울게 만든 파도는 얼마큼의 파고를 지니고 있었나. 분명 괴로움이 수반된 시간들이었는데. 괴로움 같은 건 이젠 찾아볼 수 없고 다 가진 것만 같던 날들이 파편의 형태로 펼쳐졌다. 그때 내가 지니고 있던 결핍이 이렇게나 쉽게 사라질 수 있는 거였다니. 당신 앞에서 우는 얼굴을 했던 기억들이 이젠 좀 견딜만한 기억으로 여겨지는 게, 시절은 예측할 수 없는 순간에 불현듯 나타나 시도 때도 없이 입가에 조소를 띠게 했다. 내가 보고 느껴온 것들. 지나쳐 온 것들. 봄밤의 꿈처럼 짧고 애틋했던 것들. 당최 그 모든 게 다 무엇이었나. 다 지나고 남은 건 시절의 부산물일까. 좀 더 견고해진 나일까. 여전히 알 수 없고 앞으로도 모를 것만 같았다.
긴 상념의 끝엔 우두커니 서있는 내가 있다. 분명, 당신은 가엾은 시선으로 나를 오래도록 바라보았지. 나마저 나를 가엾게 여긴다면, 정말 그런 사람이 될 것 같아 두려웠던 시절이 있었다. 도달과 체념을 반복하며 지친 낯빛을 걸치고 서있는 길. 발 딛고 서있던 곳이 온통 겨울이었다고 말하기엔, 저물어간 꽃들이 너무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