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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범준쌤 Aug 26. 2018

죽음, 누구의 일상 속에나 있는 것.

                                                                                                                                                                                                                                                                                                                                                          

죽음 /  어떻게 죽을 것인가 / 아툴 가완디 / 170810


#문장
'아름다운 죽음은 없다. 그러나 인간다운 죽음은 있다.'

우리는 모두 태어난 순간부터 나이가 들다가 결국 죽을 수밖에 없다는 삶의 비극을 피할 길이 없다. 하지만 죽음은 실패가 아니다. 죽음은 지극히 정상적인 일이다. 죽음은 비록 우리의 적일는지 모르지만, 사물의 자연스러운 질서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남아있는 문제는 하나, 바로 '어떻게 죽을 것인가'이다. 불행하게도 오늘날 우리는 이 절박한 문제를 의학과 기술의 손에 맡겨 버렸다. 죽음을 일종의 의학적 경험으로 만드는 실험이 시작된 것은 10년밖에 되지 않았다. 역사가 짧은 셈이다. 그리고 그 실험은 실패하고 있는 듯하다. 저자는 말한다. 우리가 결국 '죽을 수밖에 없다'는 진실을 받아들인다면 좀 더 '인간다운' 마무리를 할 수 있다고 말이다.





#생각 
  죽음은 항상 우리의 일상 속에 있다. 나는 지금 이 글을 쓰다가 갑자기 죽을 수도 있다. 갑자기 건물이 내려앉거나, 예기치 못한 천재지변이 일어나서 말이다. 심장마비가 올지도 모른다. 내일 광주 부근에 강의가 있어 지금 광주터미널 부근 모텔인데, 오늘 잠이 들고 이 모텔에 불이 나서 내일이 오지 않을 수도 있다. 이 글이 내가 쓰는 마지막 글일 수도 있다. 끔찍한 상상이지만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이야기들이다. '죽음'이 멀리 있는게 아니라 가까이 있다는 걸 알려준 건 7년 전이다.

  가끔 전화로 서로 안부를 묻던 한 친구가 갑작스럽게 죽었다. 자기만의 길을 잘 걸어가고 있던 그의 죽음은 자살인지, 타살인지 온갖 의문을 남겼지만, 확실한 건 이 친구를 다시는 만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익살스러운 농담과 개구쟁이 같은 눈웃음을 지닌 친구가 이 세상에 없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장례식장에서 마지막 인사를 하기 위해 그가 누워있는 관 앞으로 갔다. 울면서 무슨 말을 했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차갑게 식어버린 그의 몸이 기억난다. 죽음이란 참 차가운 것이었다. 그리고 나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흔하디 흔한 하나의 사건이라는 걸 알려줬다.

  누군가 내게 건네는 말이 그의 마지막 말이라면 나는 그 말을 흘려들을 수 있을까? 맞잡고 있는 손이 마지막 손길이라면 쉽사리 놓을 수 있을까? 죽음이 일상 속에 존재한다는 걸 알지만, 내 주변 이들에게 다가온다면 너무나도 힘들 것 같다. 김해집에 가면 언제나 나를 반겨주면서도 잔소리를 해주는 아버지와 어머니가 이 세상에 없다면? 아직도 서울로 올라갈 때 휴게소에서 맛있는 거 사먹으라면서 몇만원을 손에 쥐어주는 엄마, 언제나 차로 배웅해주는 아버지. 갑자기 이런 생각을 하니 눈에서 눈물이 흐른다. 그들이 언제나 내 곁에 있을 수는 없겠지. 언젠가는 이별을 하게 될 것이다. 죽음은 피할래야 피할 수 없는 것이니까. 죽을 수 밖에 없다면, 주어진 삶을, 남겨진 삶을 후회없이 살고 싶다. 주변 이들의 죽음을 생각하면서 우는 것보다 살아계실 때 자주 찾아뵙고, 이야기 나누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 더 가치 있다는 걸 안다. 알면서도 쉽사리 실천되지 않지만, 그때마다 죽음을 떠올려야겠다.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우리 하루, 그들의 하루를 기억할 수 있도록.


P.S '죽음'과 관련된 웹툰 하나 추천합니다 :)                                            

https://comic.naver.com/webtoon/list.nhn?titleId=703845


이미지 출처 : 구글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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