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멈춤-박승오, 홍승완
누구에게나 멈춤의 시기는 있으며, 필요하다. 삶이라는 길을 계속 걸어 나가기 위해서, 자기답게 가기 위해서 멈추어야 할 때가 있다. 머릿속에는 온통 의문들, 질문들 밖에 없어 혼란스러울 때, 이렇게 사는 게 과연 괜찮은 걸까 싶을 때 멈춤의 시기가 필요하다.
어찌 보면 서른의 그 혼란스러웠던 시기는 내게 멈춤이었다. 아무런 일도 하지 않고, 룸메이트를 제외하고는 웬만해선 사람들을 만나지 않았던 그때 나는 너무나도 혼란스러웠다. 그 혼란스러움을 벗어나고자, 자기 개발서를 읽고, 유명한 강사의 영상을 보고, 종교인의 강연을 들어도 잠깐의 위안이 되었지 내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왜 그런지 알고 싶었을 때, 책 <위대한 멈춤>을 우연히 접했다. 물론 이 책을 읽고 나서도 나의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지만, 내가 왜 이런지, 왜 그랬는지에 대해서 조금은 알 수 있었다.
다른 삶을 바라보는 것과 다른 삶을 직접 살아내는 것은 별개의 문제인 것이다. 우리는 전환자들의 이야기는 그들의 이야기일 뿐임을 이해해야 한다. 결국 문을 열고 자신의 이야기를 만드는 것은 우리 각자의 몫이다.
즉, 누군가의 말은 그 사람들의 삶으로서 얻어진 하나의 질문, 하나의 답이었지 나의 인생과는 괴리감이 존재했던 것이다. 무엇보다 직접 살아내는 것은 별개의 문제였다. 자신의 이야기를 만드는 것은 우리 각자의 몫이었던 것이다.
삶의 의미가 무엇인지 묻기 전에 그 질문을 받을 당사자가 바로 자신임을 먼저 깨달아야 한다. 다시 말해, 모든 사람은 삶으로부터 질문을 받고 있으며 자신의 삶으로 이에 대답해야 한다.
-빅터 프랭클
삶으로부터 우리는 질문을 받고 있으며, 자신의 삶으로 이에 대답해야 삶을 자기답게 살아갈 수 있는 것이었다. 우리는 삶의 의미가 무엇인지, A를 할지, B를 할지에 대한 양자택일의 문제 앞에서 많은 시간을 고민하고 허비해버린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건, 삶으로부터의 질문에 응하여, 자신의 삶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것이었다. 그 과정은 무척이나 힘들다. 방황을 하게 된다. 그리고 방황을 해선 안된다며 급하게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게 된다. 그러나 방황을 할 때에 차라리 깊이, 제대로 방황하는 것이 낫다. 그래야 자신의 밑바닥을 볼 수 있게 되고, 마음 깊은 곳에 숨어있는 진짜 감정과 두려움을 마주하게 되며, 인생에서 답해야 할 질문을 발견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우리는 무언가를 끝내는 것을 두려워한다. 왜냐하면 다시 시작할 수 없을 것이라는 불안감으로 인해서다.
끝 단계에서 놓아 버려야 할 것은 삶이나 직업, 인간관계 같은 것이 아니라 집착하는 욕망과 소모적인 두려움, 고착화된 습관과 스스로를 가두는 한계 같은 내면적인 것들이다.
가장 지옥 같은 감옥은 물리적인 공간의 감옥이 아니라 스스로를 가두는 내면적 감옥이다. 집착하는 욕망과 소모적인 두려움으로 우리의 시간을 허비한다. 그 감옥을 벗어나기 위해서, 우리가 잃어버린 것을 찾기 위해서는 어둡고 낯선 곳으로 떠나야 할 수밖에 없다. 안전지대에 머무르고 있다면, 우리는 자신이 지닌 잠재성을 모른 채, 우리가 가진 내면의 영웅성을 마주하지 못한 채, 불평과 불만이 많은 그저 그런 사람으로, 과거 속에 사는 이로 인생을 살게 될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영웅이 두려움이 없는 사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그들은 속으로는 두려워하면서도 어둠을 향해 떨리는 한 발짝을 내딛는 사람이다. 용기란 두려움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두려움보다 더 가치 있는 무언가를 간절히 추구하는 의지다. 닥쳐올 공허감과 고독, 숱한 시련을 모른 척하거나 과소평가하지 않고 정면으로 똑바로 응시하고 걸어 들어가는 순간, 우리는 내면의 영웅성과 마주하게 된다.
용기를 자기가 내야 한다. 결코, 유명한 스타강사도, 베스트셀러 자기계발 작가도, 심리상담 전문가도 우리의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게 해 줄 수는 없다. 결국 자기 문제는 스스로 용기를 내서 해결할 수 있으며, 우리는 그 과정 속에서 우리들만의 보물을 알 게 된다. 자기가 누구인지 더 잘 알게 되며, 내가 원치 않는 인생은 무엇인지 비로소 알게 된다.
진정한 치유는 자기 자신이 되는 것이다.
-카를 융
진정한 치유는 자기 자신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치유는 자기 자신만이 할 수 있다. 의학적 치료는 전문가에게 받을 수 있지만 진정한 치유는 오로지 나만이 할 수 있다. 아직 나는 나 자신이 되어 가는 과정 속에 있다. 여전히 많은 물음과 질문, 그리고 두려움이 있다. 어쩌면 평생 걸릴지도 모른다. 나 자신이 누구인지, 나는 어떻게 살고 싶은지, 나는 어디로 가는지에 대한 답을 눈을 감는 순간까지 모를 수도 있다.
근데 그걸 모른다고 해서 큰 문제가 생기는 것일까? 거기에 대한 답을 내리는 것이 중요할까? 그리고 그 답이 언제까지 나의 답일 수 있을까? 답을 내리는 능력보다도 우리에게 필요한 건 제대로 된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는 능력이다. 그리고 그 질문에 대해서 나름대로의 의견과 의지를 가지고 하나씩 인생에서, 삶으로 살아내는 것이다. 그러고나서야 나 자신이 한 편의 시가 되며, 한 편의 이야기가 되는 것이다.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살아가는 목적이며, 과정이 아닐까. 이것이 내가 내린 현재의 답이다.
오답이든, 정답이든 중요한 건 그 답이 맞는지 한번 확인하러, 용기를 지니고 모험을 떠나는 게 내게 이젠 더 중요하다. 그 모험 속에는 나에게 절망감을 줄 무서운 괴물과 장애물들이 있겠지만 동시에 좋은 사람들과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이 있을 테니까. 그 모험 속에서 나는 변화해나가고, 성장해나가며, 점점 자기다워질 테니까. 그리고 소중한 이들과 함께 인생을 즐기며 나눌 수 있을 테니까. 그래서 나는 앞으로도 계속 모험을 떠나볼 것이며 그렇게 인생을 살아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