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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행쟁이 위창균 Mar 21. 2021

<한국은 아직도 못살아?>

                                                  

형제의 나라 터키. 너무나도 친절한 사람이 많아서 터키 투어를 할 때마다 기분이 좋았고 그러다 보니 음식 문화도 잘 맞는 터키는 나에게 ‘어디가 제일 좋으세요?’ 하면 항상 1등으로 얘기 하는 곳이다. 게다가 우연치 않게 2002년 월드컵 마지막 경기에서 인상적인 마무리를 하다 보니 월드컵이 끝난 다음해 인 2003년 부터는 터키 여행 상품이 완전히 활성화 되었다. 그러다 보니 투어도 잦고 여러가지 사건 사고가 당연히 많이 따라오기 마련 이었는데..


터키의 장점은 다른 유럽 지역에 비해서 조식이 조금 풍요 롭다는 점이다. 여기서 조금은 몇 가지 더 나온다는 장점이 있는데 그 몇가지가 관광 팀 한테는 신의 한 수가 되기도 한다. 이런 안 좋은 모습만 보여주지 않으면 말이다.

다른 지역에 비하면 풍요 롭지만 나름 대로 터키 자체로만 비교 했을 때는 지역 마다 다른 음식이 나오는 경우가 있다. 특히 앞에서도 언급했던 주방에서 계란삶고 토마토 썰고 한 동네인 파묵칼레나 카파도키아 같은 곳은 가족 경영이 많다 보니 간단한 야채와 과일 위주로 차려지게 되는데 그 중의 가장 인기가 많은 것은 바로 계란 이었다.


그 계란을 욕심 부리다 보니 생각지도 못한 상황이 생기고 마는데..

어느 메니저의 멘트 였다. 일본팀 중국팀과 달리 한국팀이 우리 호텔을 다녀 가면 아침 조식당에서 청소를 하기가 매우 편하다는 것이다. 이유는 한국팀이 조식을 먹고 나면 쓰레기가 일본팀이나 중국팀에 비해 최소한으로 나온 다는 것이다. 그래서 처음엔 이해를 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 중국팀은 워낙 지저분하고 가져 오는 것들이 많으니까 그렇다고 쳐도 어떻게 우리가 일본팀 보다 쓰레기가 적게 나온다는 것이지?’


버스 기사들이 동북아 3국의 관광 패턴을 비교 한 것이 있다고 했다. 중국인은 너무 더럽고 일본인은 정말 치울게 없다고 했다. 바로 교육의 힘 인듯 했다. 그럼 한국인은?

일본과의 역사 문제를 보면 때려 잡고 싶을 정도로 화가 나지만 외부 에서의 행동의 교육을 너무나도 철저해 일본인 하면 엄지척을 하는 외국인 들이 많다. 그만큼 일본 사람들은 국민성이나 행동들을 다른 외국인들도 좋아했다. 우리가 일본 사람들 처럼 질서 정연하고 그렇진 않은 것은 나도 느끼고 있다. 하지만 일본 사람들은 단체가 모이면 그렇게 매너가 없어지는 그런 모습도 있다. 어느 나라 사람들이나 마찬가지로..


우리가 일본 사람들 보다 매너나 청소 이런 부분 에서는 지적을 받는 건 사실이라고 인정 한다.그런데 한 기사가 한국인은 한국인 특유의 정서가 있다고 했다. 바로 정을 느낄 수 있는 말을 한 것이다. 한국팀은 계속 먹을 것을 기사님 한테 준다고 했다. 그래 이게 바로 한국의 정이다.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말이다. 그런데 매니저는 한국팀이 식사를 하고 가면 정말 치울게 없다고 말하는 것이다. 바로 계란의 차이인데 한국팀은 계란을 먹어도 껍데기가 안 나온 다는 것이다.

게다가 오랜만에 만난 매니저가 이런 말을 하는 소리도 들었다.


“메르하바(터키 인사말) 친구. 잘 지냈지? 근데 한국은 아직도 6.25 때처럼 못살아? 그냥 까서 버리면 되는데 왜 계란을 껍질체로 먹는거야? 그렇게 먹을것이 부족한 거야?”


그 얘기를 듣는 순간 나는 얼굴이 엄청 화끈 거렸다. 무슨 얘기를 하고 있는지 당연히 알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매니저는 다르게 이해 하는듯 했다. 아마도 모든 분들이 감을 잡았을 것이다.

그렇다. 중국인도 그런 사람이 있고 심지어 러시아 에서는 유대인이 그런 사람이 있었다. 그리고 우리도 그런 사람이 많이 있다. 계란을 싸가지고 밖으로 나오는 것이다. 그걸 가지고 뭐 유난 스럽게 그러느냐고 우리 정서를 말할 순 있겠지만 정말 유럽에서는 해서는 안 될 아주 나쁜 행동 중의 하나이다. 처음엔 나도 그게 나쁜 행동인지 인지를 하지 못했다. 그런데 터키 호텔내의 식당 사람들은 우리가 계란을 껍데기와 함께 먹는 줄 알았던 것이다. 절대 가져 간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던 것이다. 감히 상상도 못할 행동 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어느 날 부터인가 호텔 매니저가 우리를 대하는 눈빛이 조금 달라 졌다는 것을 느꼈다.

누군가 한테 한국인들이 계란 대하는 방식이 다르 다는걸 들은 것이다.    






< 우리나라 참전 터키 인과 우리나라 소녀의 6.25 전쟁 당시의 사연을 담은 영화 ‘아일라’>


이제는 형제의 나라가 아닌 절도자를 바라 보는 그런 눈빛? 한 번은 이런 경우도 있었다. 물론 그러지 마시라고 손님들 한테도 말하기가 쉽지 않았다. 물론 아침 문화를 미리 말씀 드리긴 했지만 식당 내에서의 다른 음식물 반입도 안되고 그나마 건질 거라곤 삶은 계란 뿐인데 그것 까지 가져오지 마시라곤 차마 말씀 드리기가…

그러다 보니 정말 생각지도 못한 상황이 생기고 말았는데..


버스가 출발을 하려고 하는데 갑자기 매니저가 버스를 가로 막더니 출발을 할 수가 없단다. 황당한 상황에 기사는 물론 현지인 가이드 그리고 한국인 현지 가이드, 게다가 인솔자인 본인 까지 당황을 하게 되었다. 이유를 들어보니 더 황당했다. 삶은 달걀이 전부 없어 졌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 손님들 한테 확인을 해 달라는 것이었다. 참 별일이 다 있다고 생각했다. 그걸 누가 가져 간다고…

확인에 들어가고 손님들도 황당한 반응 이었다. 


“참 별일이 다 있네 호텔의 삶은 달걀이 없어 졌다는 것도 웃기고 그걸 가져 갔느냐고 묻는 경우란 것도 웃기고 그게 우리라는 것도 웃기고 “

팀의 회장님의 볼멘 소리가 나온 후 버스를 잠시 세운 우리는 전체적으로 확인을 하기 시작했다.

“자 혹시 식당에서 계란 가지고 오신 분 양심 껏 꺼내주세요. 그렇지 않으면 버스가 출발을 할 수가 없습니다. 얼른요.”

“없어요 우리팀은 그럴 사람. 형제의 나라라고 해서 기분 좋게 왔는데 형제를 너무 함부로 대하네. 이래서 기분 나빠 투어 하겠어요?”


회장님이 다시 한 마디 하신다. 그래 민망한 상황이 계속되니 이 상황을 얼른 떠나야 했다.

“가이드님 가시죠. 없는 것 같은데.”

나는 얼른 상황을 정리하고 진행을 시켰다. 그랬더니 가이드님이 호텔 매니저 한테 상황을 정확히 전달 하고는 매니저도 미안하다고 하고는 자리를 뜨고 우리는 출발을 하게 되었다.


여기서 잠깐. 우리가 왜 터키를 형제의 나라라고 부르는 걸까? 이런 질문을 하면 단순히 사람들은 6.25 전쟁 참전 이라고 얘기를 한다. 하지만 6,25에 참전한 나라는 터키만 있는 것이 아니다.

터키 포함 병력지원 16개국, 의료지원 6개국, 기타지원한 국가가 39개국이나 된다. 그런데 왜 유독 터키만을 형제의 나라라고 하는 것일까?


우리는 터키의 종교를 이해해야 한다. 터키는 종교의 나라가 있는 곳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슬람을 믿으니 이슬람 국가라 생각을 하지만 터키의 초대 대통령 무스타파 케말 파샤 아타 투르크가 첫 공화국을 세울당시 종교의 자유를 인정했다. 엄연히 종교의 자유가 있는 나라이다. 그런데 이슬람을 믿는 사람이 많다 보니 이슬람 율법을 따르는 것이 많다. 이 중요한 이슬람 율법상 사람이 죽으면 묻히게 되고 그 묻힌 시신은 다시 파서 이장을 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우리나라는 터키 사람들의 입장에서 봤을 때 터키 사람들의 선조 아버지 즉 형제가 묻힌 나라가 되는 것이다. 그러니 터키가 형제의 나라인 이유는 우리 입장에서가 아니라 그들의 입장에서 형제(터키말로 알카타쉬)의 나라라고 불리는 것이다.


바로 확인을 마치고 출발을 했고 아무일 없었다는 듯이 가이드님이 멘트를 하면서 출발한지 5분여가 흘렀을까? 갑자기 버스 안에 시끄러운 소리가 나면서 뭔가가 버스 뒤쪽에서 앞으로 쏟아지기 시작한다.

바로 계란 이었다. 누군가가 가지고 온 계란을 가방안에 잘 넣어 놓고는 매니저가 와서 계란 가지고 간 사람 확인을 해 달라고 하니 지레 겁먹고 만지작 거리다 보니 가방이 열리고 만 것이다. 그리고는 잘 참고 있다가 버스가 이동을 하고 난후 5분 여쯤 계란은 버스가 내리막길을 달리자 앞으로 쏟아져 나온 것이다.나는 이렇게 생각을 했다.


‘참 많이도 챙겨 오셨네 매니저가 괜히 우리를 막은게 아니었어. 이제 이 호텔 어떻게 가려나. 민망해서.’

그런데 그때 계란만이 아니었다. 계란과 함께 굴러 떨어진 그 물건의 정체는 다름 아닌 식당 테이블 위에 놓여져 있는 소금 통이었다. 계란만 있으면 싱거울수 있으니 소금통까지 가지고 온 것이다. 

‘참 그냥 휴지에 싸가지고 나오시지. 호텔의 기물까지. 매니저가 알면 얼마나 황당해 할까?’


그 이후 나는 확정된 호텔이 나와있는 확정 일정표를 받을 때마다 이 호텔이 일정표 상에 나와 있는지 없는지 확인하는 버릇이 생겼다. 왜 일까?


여행쟁이의 팁 : 이제는 여행객 수준도 많이 좋아졌다. 하지만 가격이 내려 가면서 호텔 수준도 같이 내려가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유럽의 아침 식사는 좋지 않다고 안내가 나가지만 적응 못 하는 손님들이 아직도 많다. 호텔 에서 제공되는 물건은 호텔의 자산이라고 봐야 한다. 물론 음식은 먹어서 없어 지는 것이지만 그래도 호텔내의 있는 것을 함부로 수취 해오거나 가져 오는 것은 절도 행위와 버금 가는 행위이다, 정말로 필요 하다면 식당 담당자나 매니저를 통해서 수취가 가능한지 여부를 확인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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