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며칠, 애들이 번갈아 가며 아프더니
열심히 병간호 한 덕에 나도 앓아 누웠다.
그래도 마음 처럼 푹 쉬지는 못하겠더라.
해야 할 일이 있다는 게,
그게 엄마의 자리라는 게,
맘 속에 계속 꿰차고 있어서
아픈 것도 쉬는 것도 다 어렵다.
몸살에 목소리도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말을 안 할 수 없었다. 애들의 말을 들을 수 만은 없었기에.
고마우면 고맙다, 잘했으면 잘했다, 미안하면 미안하다, 잘못한건 하지마라. 똑같은 범위의 얘기가 오늘따라 끝이 보이지 않았다.
사랑하지만 사랑을 표현하기 힘든 내 몸에 속상하고 짜증나고 괴롭다.
어찌보면 병이 안 나는게 이상할 정도지만.
엄마가 되고 부턴, 나도 모르게 아무도 알려주지 않은 완벽주의병에 걸려 모든 게 내 삶 속에 녹아있단 걸 알게 됐다.
엄마이기전에, 여자이고, 여자이기 전에,
한 사람 한 인간이거늘...
엄마니까! 엄마니까! 엄마니까!
엄마라는 단어의 어마어마한 무게를 견디며
무조건 참는 게 답이고
무조건 괜찮고, 감수하고, 아파도 안 되고,
무조건 제일 뒤고, 희생해야 하는 건지.
엄마가 뭐길래 진짜. 이렇게 나도 당연하게 생각하고 그렇게 행동하고 있을까.
이 사실 하나는 분명하다. 아무나 엄마는 될 수 있지만, 아무나 엄마가 되어선 안 되며,아무나 엄마가 될 순 없다. 진짜 엄마는 대단하다.
이런 훌륭한 자리를 내게 준,
우리 아이들에게 감사하며,
나를 향해 방긋 웃고 포옥 안기는
사랑스런 아이들 덕분에 난 또 힘을 내고 있다.
감기몸살 까짓꺼, 훈장이라 생각하지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