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t are you doing?

by 가화캘리그라피

유치원에 다녀 온 딸래미가 건넨 첫 마디다.

" What are you doing? "

조그마한 입에서 샬라샬라 나오는 외국말.

또박또박 움직이는 입술을 보고 있자니 신기하고, 대견하다. 유치원에서 배웠다며, 따라 해보라는 말에 나도 한 번,


" What are you doing? "


순간, 학생이 된 듯한 설렘이 느껴진다.


"우리 딸, 영어도 잘 하네, 이게 무슨 뜻이야?"

라고 물어보니,

" What are you doing?"


"응, 잘했어. 이건 '뭐하고 있니?'라는 뜻이래."

라고 말해주면 양 손을 들어 보이며,

"아니, 그게 아니고,' What are you doing?' 이렇게 하는 거야. 알았지?"

라며, 진지하게 말해주는 딸을 보니,

이 녀석, 한 고집 하겠구나. 라는 생각과 함께

딸이 건넨 한 마디에, 내 가슴에 작은 요동이 인다.


이런 질문을 받으면 뭐라고 해야하나?

너무나 많은 뜻이 담긴 짧은 질문에 어디서 어떻게 답을 해야 되나 라는 생각에 잠시 말을 아낀다.

꿈을 먼저 답 했던, 예전과 달리 현실에 널브러져 있는 장난감들, 기저귀, 옷가지, 청소에 설거지 또 그 밖에. 꿈 얘기를 먼저 하자니 난, 둘째의 우렁찬 기저귀 교환 신호에 잠시 빠이.

I'll be b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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