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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화캘리그라피 Aug 09. 2016

 두 달 전

6월 9일. 그 날 설렜던 기억이 난다.


그녀의 전화에 모든 것이 다시 시작 되는 기분이었다. 오늘의 스케줄은 원래부터 없었던 것 처럼, 마치 지금을 기다린 것 처럼. 자연스럽게.
그녀가 좋아하는 햄버거 가게 앞에 도착했다. 그녀와 약속 한 시간은 아직 20분이나 남았다. 뜨거워지는 날씨도, 느리게 가는 시계 바늘도,
깁스 한 내 오른쪽 다리도, 괜찮다.
그녀를 보고싶은 마음이 더 뜨거웠기에, 괜찮다.

두 손 가득 쥔 햄버거를 한 입 크게 베어물고

입가에 묻은 소스가 수줍은 듯, 입가에 배시시 미소가 흘러 나온다.
입 안 가득 맛있음이 춤을 추고,
앞에 앉은 그녀 생각에 심장도 쿵쾅 춤을 추고, 밀크쉐이크를 유독 좋아하던 그녀를 한 번 보고
더 달콤해진 쉐이크에 사르르 녹아내리고,

같이 포개진 손에 몸까지 녹아버릴 지경이다.


그렇게 시작됐다. 그녀와의 사랑이.

그리고 커지기 시작했다. 우리의 첫사랑이.

그리고 쌓이기 시작했다. 우리만의 추억이.

그러다 싸우기 시작했다. 자기만의 생각으로.

그리고 아프기 시작했다. 쪼개지는 심장이.

그러다 괜찮아지기 시작했다. 다시 붙여진 사랑이.

하지만 헤어졌다. 이미 금이 가버린 사랑은.


비가 계속 내린다. 슬프도록 시원한 빗줄기가 마음을 자꾸 때린다.  강렬한 소나기처럼 다녀간 사랑이 오늘 따라 까만 밤하늘에 자꾸만 그려진다.
그녀를 잊을수록 그녀가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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