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있었나요? 잘 지냈죠?
어색함 조차 어색한 인사가 무거운 공기를
더 가라앉혔다. 다시금 고독한 정적에게 자리를 내어주고, 한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래야 할 것 만 같아서.
그는 여전히 따뜻한 허브차를 즐기고 있다.
부드러운 라떼를 대신 해 아메리카노를 즐기는 그녀와는 다르게. 쌉싸래한 원두 향과 특유의 허브향의 묘한 조합이 나쁘지 않다.
오히려 기분이 좋아진다. 그의 기분관 상관 없이.
우연이다.
4년 전, 첫 만남도
길 위에서 만난 오늘도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그와 함께다.
수 많은 사람이 앉았을 이 자리에서 우리는 다시 서로를 바라보고 있다. 첫 만남 때 보다 낯선 모습이지만, 허브향으로 감싸진 그의 향기는
그녀를 그 때로 데려가주는 듯 하다. 잠시나마.
그가 허브차를 내려놓는다.
차가운 말투와 냉정한 말이 그의 입술 사이로,
선을 긋고 있는 그의 행동이 어쩐지 모순적이다.
아직도 널 사랑하고 있다고 들리는 건 왜 일까.
그리고 그가 묻는다.
그녀의 눈을 쳐다보며, 잘 지냈냐고.
아무 말도 하지 못하는 그녀를 보며 마지막으로
한 마디를 건네고는 자리에서 일어난다.
"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