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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화캘리그라피 Aug 23. 2016

미운, 우리 새끼

울음이 그치지 않는다.  잠깐의 정적이 어색하다 느끼기도 전에 또 다시 집안을 울음소리로 가득 메운다. 주르륵 흐르는 눈물 콧물도 막아낼 수 없다. 머릿 속은 하얗고,  마음은 이미 속상하고,

입에서는 옹알옹알 알 수 없는 말들만 뒤섞일 뿐이다. 그렇게 오늘의 할 일은 '울기' 처럼 계속 울기만 한다. 안아도 보고,  까까도 줘 보고, 까꿍도 딸랑도 다 소용 없다. 원하는 그 것이 아니라서 지금 열심히 시위 중이시다.


관절마다 삐그덕 거리는 요란한 소리에

에라, 모르겠다 벌러덩 누워 손가락 잡아끄는 것도

다시 잡아 끌어 앉혀 놓고 뻗어버렸다. 몸처럼 마음도 머리도 같이 따라가주면 좋으련만, 가당치도 않은 이야기. 엄마에겐 해당사항 없다.

아이고 아이고 아이고 삼창을 하고,

일어나기는 무리, 앉아 있었더니 주변을 뱅글뱅글 돌며 재롱잔치를 보여준다. 어깨 뒤로 숨었다 나타나고, 앉았다 일어났다 기합 소리도 내고, 빨리 빨리 내가 하는 거 보라는 듯 요상한 주문도 외워 변신도 하고, 괴물도 무찌르고,
엄마, 아프지마. 사랑해 머리 위 하트까지.

녀석. 많이 크고 자라고 있구나.

나 그래도 의미 없이 살고 있는거 아니구나,

희생하고 있는 거 아니구나.

고마워, 사랑해, 감사해. 또 다시 한 번.

...


울음 소리가 또 난다.  또 시작이다.  이렇게 또 반복이다. 오늘도 난 웃고 화내고 울고 다이내믹한 하루를 보내고 있다. 그립겠지. 이런 날도 곧.

많이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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