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될 것만 같다.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런 잘 됨이 곧 다가올 것 같다.
바람 섞인 직감이 싸악 스쳐간다.
그리고 한참 동안 머릿 속을 맴돌고 맴돌다 소용돌이를 천천히 멈춘다.
한 순간 회오리 치듯 훝고 지나간 가슴은
손 데지 못할 정도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두근 두근 심장이 터질 것 같은 신선함과 상쾌함이 내 몸에 흐르는 모든 에너지를 다 잠 깨우고,
살아 있는 나를 느끼며, 다시금 그렇게 일어난다.
천천히 그녀를 본다.
긴 생머리를 귀 뒤로 넘기며, 책을 보고 있는 그녀가 사랑스럽다. 무슨 책일까 궁금하다. 가끔씩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진지하게 보는 그녀도 더욱 궁금해진다. 새초롬하게 나온 입술도 아름답다.
책장을 한 장 넘기고, 또 한 장 넘기고
그녀에게 빠진 나도 그녀를 보고 또 보고 있다.
길어지는 햇빛도, 지나가는 사람들도, 반복 되는 음악 소리도 모두 제 할 일을 하듯이.
똑똑.
다시 똑똑 두드린다. 그녀가 깜짝 놀라 쳐다 본다.
책에서 눈을 떼고, 눈을 마주치자 이내 곧 웃어 보이는 그녀, 사르르 녹아 내리는 것 같다. 유리창 너머에 예쁘게 책을 보던 예쁜 그녀가 수줍게 손 짓을 한다. 나도 그녀에게 수줍은 고개짓과 함께 발걸음을 바꾼다. 가게 문을 열자 들리는 맑은 종소리. 여전히 좋은 직감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