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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화캘리그라피 Aug 28. 2016

사랑

사랑이 찾아왔다.

어느 순간 심장에 파고 들었다.

숨을 쉬지도 뱉지도 뛰지도 못하겠다.

이상하게도 떼면 뗄수록 아프기만 했다.

피는 나지 않지만 세상에서 제일 날카롭게

심장의 중심을 정통으로 베인 듯 하다.

주인 허락도 없이. 제 멋대로. 그렇게.

분명 사랑인데, 왜 사랑이 아닌걸까. 사랑 맞는데.

다시 눈을 씻고 쳐다봐도 진짜 사랑인데.


솜사탕 처럼 사르르 녹아 내리는,

초콜릿 처럼 달콤함이 휘리릭 감싸는,

첫 키스 처럼 설레고 두근 거리는,

아이스크림 처럼 부드러움이 가득해지는,

하트보다 더 빨간 하트가 여기 저기 가득한,

소중한 나의 첫 사랑인데.


보내야만 하나보다.

그녀가 행복해 보이지 않는다.
환한 그 미소도 뚝. 따뜻한 목소리도 뚝.

장난스런 손길도 뚝. 나에게 오던 발걸음도 뚝.

'뚜뚜뚜.'
전화기 너머로 연결이 끊긴 소리도 이제 뚝.

한 걸음 용기내어 다가간 걸음은, 이제 셀 수도 없는 걸음으로 밀려나 버리고, 떠나간다.

사랑이 떠나간다.

시작도 못했는데,  시작도 한 적 없는데

사랑은 이별로 찾아왔다. 심장의 허락도 없이.

그녀의 심장도 나와 다르게 아프겠지.

하지만 나보단 덜 아플거란 생각에 다행이다.

그녀도 날 보면 아플까,  날 보면 힘들까

그냥 심장이 아물때까지

그냥 심장이 아무렇지 않을 때 까지

그냥 심장의 기억이 잊은 척 할 때 까지

그 때 까지만,  아주 천천히 잘 걸어다닐까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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