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맛 사탕

달콤 쌉쌀 달달 씁쓸

by 가화캘리그라피

빙글빙글 돌아가는 찬란한 색깔들.

오늘은 빨강색 부분을 와그작 깨물어 먹었다.

누룽지를 씹어먹듯. 아주 힘주어.

지나가는 길, 쇼윈도에 비친 얼굴. 새빨간 장미를 집어삼킨 듯 하다. 희미해지는 빨강 덕분에, 입술과 혀는 어느 새 빨갛게 물들어 버렸다.

입술이 점점 빨개질수록 작아지는 사탕은,

어느 새 빨강은 잊어버렸나보다. 원래 빨강은 없던 것 처럼 다른 사탕이 됐다. 당연하다는 듯이.

입 안에 굴러다니는 유리 같던 사탕 조각들에 달콤함이 녹아들수록, 사라진 그를 잡을 수 없다.

사랑맛이 난다. 입안에서 맴돌고 코끝에서 떠나지 않는 향기로 더욱 더 달콤했다. 달콤함이 뭔지 몰랐던 나에게 잊지 못할 사랑으로 알려주던 그대가 곁에 없어 더욱 더 씁쓸하다. 사탕을 퉤하고 뱉어버렸다. 사탕이란 이름으로, 사랑이란 유혹을 하고 있었다. 이제 마비가 되어버린 혀는 그 때로 돌아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 주머니엔 아직도 한움큼 쥐고도 남을 만큼의 사탕들이 부시럭 거린다. 서로 뒤엉켜 손에서 빠지고 또 빠지다 잡힌 레몬 사탕은 그가 처음으로 나에게 줬던, 골든볼 만큼이나 아주 샛노랗다. 동글 동글 수줍어 하는 모습도 아주 똑 닮았다. 볼록 튀어나온 오른쪽 볼이 다시 들어가고 또 튀어나오고, 여전히 왼쪽 손은 주머니 속에서 사탕들을 헤매고 있다. 그 와의 진했던 사랑 맛이라도 찾듯.


따가운 햇빛이 이끄는 대로,

볼 끝에 수줍은 바람이 데려다주는 대로,

그대를 기다리며 통통 거리던 발걸음 대로,

멈춘 그 곳을 보니 그와 만났던 카페다.

아메리카노가 유난히도 진하고 맛있던.

그리고 지금 처럼 다른 그녀에게
무심히 웃고 있는 그도,
그가 앉아 있는 자리도 그대로다.
문이 열리자 진한 원두의 향기가 심장까지 싸악 퍼진다. 왼쪽 볼에 있던 레몬 사탕을 있는 힘껏 깨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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