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창조성인가

[시시각각(時時刻刻)]

by On the Ro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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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초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은 한국도로공사 직원의 인터뷰가 신문에 실렸다. 그는 교통사고율을 88%까지 줄인, 지금은 우리가 익숙한 분기점에 분홍색, 녹색 색칠 아이디어를 낸 사람이었다. 그는 2009년 분기점에서 방향을 잘못 들면서, 3년간 이 문제에 대해 고민을 하다가 2011년 8세, 4세 아이들이 스케치북에 색칠 놀이를 하는 것을 보면서 "유레카" 하면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했다. 도로에는 색칠을 할 수 없다는 기존 도로공사법의 규제를 뚫고, 이 아이디어를 적용하여 많은 목숨을 구한 것이었다. 이 기사를 보면서 창조성은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첫째 창조성은 단발성의 아이디어가 아니라 하나의 프로세스라는 생각이다. 즉 제일 처음 익숙함 속에서 의문을 던지는 왜(Why)라는 질문의 시작과 이 질문에서 시작하여 오랫동안 질문과 같이 살면서 만약이라는(What If) 다양한 아이디어를 발산하는 과정 그리고 마지막으로 행동하는 어떻게(How)라는 결과의 과정을 통해 완성되는 프로세스라는 것이다. 그 도로공사 직원도 최초 왜(Why) 분기점에서는 방향을 자주 잘못 들까 라는 질문에서부터 아이들의 놀이에서 만약(What If) 색칠을 해 보자는 아이디어의 발견 그리고 마지막으로 실제 안산 분기점 색칠(How)이라는 행동을 통해 창조성을 완성한 것이다. 줄리아드 음대 출신의 MIT의 토드 마코버 교수도 "그간 창의성은 '새로운 무언가를 만드는 능력'으로 여겨졌지만, 이젠 '무언가를 만드는 과정'으로 봐야 한다"고 했다.


둘째는 창조성은 '재배열된 편집'이라는 것이다. 기존의 것들을 다른 맥락 속에 위치시킴으로 익숙함 속에 낯섦을 만드는 것이다. 1917년 마르셀 뒤샹은 뉴욕 협회 미술전에 공업 상점에서 제작한 남성용 소변기를 뒤집어 '샘'이라는 이름으로 출품했다. 원래 가지고 있던 일상의 가치를 제거하고, 새로운 맥락에서 새로운 개념과 정체성을 창조했다고 주장한 것이다. 처음에는 논란이 되었던 이 주장도 이제는 예술의 정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화장실에 있으면 소변기지만 '샘'이라는 다른 이름과 전시회라는 다른 공간을 통해 다른 의미와 낯섦을 획득한 것이다. '피지컬'이라는 예능도 '동물의 왕국'처럼 출연자의 감정을 자막이 아닌 현장의 그림으로 설명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부풀어 오르는 몸 근육, 흘러내리는 땀 한 방울 등 몸 자체의 날것에 집중하는 촬영에 집중했고, 그 다름을 통해 인기를 끌었다. 그 도로공사 직원도 색칠이라는 것을 도로라는 새로운 공간에 배치함으로 유도선으로의 새로운 기능을 발견한 것이다.


셋째는 창조성은 일상적인 것이라는 것이다. NC 문화재단 윤송이 이사장은 "어떤 제품이나 걸작을 만드는 '빅C(큰 창의성)'도 있겠지만, 창의성은 비판적 관점을 갖고 매일, 매 순간, 어디서나 다양한 질문을 하는 스몰C(일상 창의성)로부터 시작되는 것"이라고 했다. '에디톨로지'의 저자 김정운 교수도 우리는 보지 않은 것을 창조할 수 없고, 남들과 다른 방식으로 보는 것이 창조라고 했다. 도로공사 직원의 아이디어도 일상에서 의문을 던지는 태도에서 시작된 것이다.


AI가 일상인 시대 우리는 점점 더 많은 일을 AI에 의존할 것이다. 그러나 AI는 필연적으로 알고리즘에 의한 편향성을 가질 수밖에 없고 이제 창조성은 그 어느 때보다 더 요구된다. 창조성은 무엇인가? 창조성은 일상에 의문을 던지고, 기존의 것들을 낯선 맥락 속에 위치시키는 담대함과 그리고 의문에서부터 결과를 만들어내는 일련의 프로세스이다. 즉 창조성은 과정이고 태도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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