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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름비 Sep 16. 2022

조선반도의 데이터 분석가가 일하는 법

데이터 분서가 되지 말라고!

요번에 클래스 101에서 그동안 썼던 글들을 기반으로 강의를 만들어달라고 제의가 왔다. 그래서 어떤 테마를 중심으로 강의를 만들어볼까 하다가 왜 데이터  분석만 하는 사람을 목표로 커리어를 쌓으면 안 된다는 주제로 강의를 만들기로 결정하였다. 더 정확히는 왜 데이터 분석하는 사람이 아니라 데이터 분석 환경을 만드는 사람이 되어야 하는지에 대해 다루기로 결정하였다.


그렇게 개고생이 시작되었다...


분명 글 쓰고, PPT 작성하고, 강의 녹음하는데 근 1달 정도 걸린 것 같은데, 강의 영상 총시간이 3시간 이라니.. 이 무슨 비효율이란 말인가. 강의 1분짜리 만드는데 한 120분 정도 걸린 것 같다. 아니, 사실 더 걸렸다. 내가 근 5년 동안 쌓아온 지식과 경험을 압축해서 강의에 녹이니 30시간도 아니고 3시간에서 끝난다니.. 현타가 씨게 와버렸다.


그래도 뭐 나름 다른 강의들과는 차별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어떤 강의가 임원과 일을 할 때 하는 데이터 분석 업무 중 하나가 바로 임원의 정치적 창과 방패가 되는 것이라고 알려주겠는가. 내 개인적인 성과와 실패와 경험담을 모두 녹여서 수강생이 데이터 분석가가 된다면, 혹은 데이터 환경을 만드는 사람이 된다면 어떤 일을 겪을 것이고, 또 주의해야 하는지 강의에 작성하였다


개인적으로 특히나 마음에 드는 부분은 SQL과 Python을 강의에서 가르치지 않는 것이다. 그까이꺼, 전부다 도구인데 가르쳐서 뭐하나. 관련 강의가 널리고도 널렸는데. 그런 지식 넣어서 강의 시간 늘리느니 차라리 나의 다년간의 삽질과 개고생을 강의에 담기로 결정했다.


또 강의를 만들면서 든 생각은, 데이터를 누구나 쉽게 분석할 수 있는 환경은 참 만들기 어렵다는 것이다. 내가 생각하기에 좋은 데이터 환경을 만들기 위해 알고 있어야 하는 지식들을 넣었는데 (예 : KPI위계, Dimensional Modeling.. ), 다 만들고서 뒤돌아보니 내가 보기에도 도대체 이런 것들 언제 배워서 언제 적용시키나 하는 까마득함이 몰려왔다. 내가 신입일 때 지금 내가 만든 강의 보여주면서 이렇게 하라고 하면은 퇴사한다.


따라서 내가 보기에 내 강의는 데이터로 무언가 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주변 환경과 커리어를 평가하고 방향을 잡는데 쓰면 좋은 강의이다. 내 강의에 있는 모든 것들을 실현할 수는 없어도, 적어도 내가 이 회사에서 탈출해야 하는지, 더 나아가 이 커리어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의사결정만 할 수 있어도 내 강의를 구매하는 데 사용한 돈의 값어치는 차고 넘치지 않을까?


아쉬운 부분으로는, 그놈의 정산 비율 때문에 비디오 에딧팅 및 녹화를 내가 손수 한 것이다. 정말로 개고생이었다. 음질이 조금 좋지 않고(그렇게 신경 썼음에도 불구하고!) 또 스크립트가 매끄럽지 않은 것이 정말 불만이다. 내 이름으로 나가는 강의인데, 내손으로 내가 만족하지 못하는 영상 퀄리티를 뽑아내다니... 다시 한번 장비의 중요성과 개인의 전문성에 대해서 절절히 느끼게 된 경험이었다.


뭐 결론적으로, 이 강의를 마지막으로 더 이상 데이터 분석에 대해서 내가 할 말은 없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쓸 글들은 내가 다시 한번 데이터 분석과 관련하여 킹 받고 또 샆질하는 경험을 겪지 않는 이상 별로 없을 것 같다 (이것이 바로 유작?)



참고로 광고이다


얼른얼른 다들 구매하시라 : https://class101.page.link/gNg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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