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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름비 Jun 21. 2020

분석하기 전에, 유저 알아보기

맥락 없이 분석도 없다

데이터만 바라보면, 데이터를 해석할 수 없게 된다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서비스를 위해, 새로운 유저들의 데이터를 분석을 하게 되었다. 데이터를 사용하는 많은 업무들이 어마 무시하게 복잡하거나 고도의 수학적 지식과 알고리즘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경우 기존의 심플한 데이터들을 정제하고, 정제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회사의 전략에 보폭을 맞춘 아이디어를 만드는 것이 일상적인 데이터 분석 업무이다


대부분의 데이터는 겉으로 보기에 복잡한 특성을 띄지 않는다. 예를 들어 설문조사에 대한 답 들이 가장 심심찮게 보이는, 그리고 얻을 수 있는 데이터의 예제이다. 물론 데이터를 분석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해당 설문조사의 데이터가 너무 간단하기도 하고, 다양한 테스트를 해볼 수 없고, 또한 학계에서 사용되는 과학적인 설문조사 원칙들이 적용되지 않았기에 흥미를 쉽게 잃어버린다. "설문조사 참여 고객들 자체가 전체 유저를 대표하는지 알 수 없고 또 질문들 자체가 데이터를 분석하기 위해 최적화된 답들이 아닌데, 어떻게 분석하라는 것인가!"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 이런 제한된 환경 내에서 데이터를 분석하는 것이야 말로 데이터 분석가의 핵심 역량이라고 생각한다. 즉 짧게 말하면 데이터 분석가는 아래와 같은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주어진 데이터를 가지고 최대한 넓고 깊은 생각을 하는 사람


많은 학문과 철학, 그리고 생각들이 그렇듯, 무언가를 생각해내기 위해서는 독창적인 생각들이 만들어질 수 있는 "생각의 기반"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 수학에는 사칙연산이 있고, 회계에는 대변과 차변이 있는 것처럼 말이다. 데이터 분석에는 서비스의 고객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각 서비스별로 누구의 어떤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고자 하는지가 다르다. 그리고 이 "누구를 위해", "어떤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대해서 깊이 생각하고 자신만의 생각을 가질 때 해당 서비스에서 데이터를 분석하여 무엇을 하고 싶은지, 그리고 데이터를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가 대략적으로나마 잡힌다. 그렇지 않을 경우, 고객과 서비스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이 제한되어 있기에 주어진 데이터를 해석하여 만들어낼 수 있는 생각 또한 제한되고 전체적 서비스의 전략과 다른 경우가 많다. 그리고 나 또한 이러한 일을 많이 겪었다


사실 고객에 대해서 이해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너무나도 모호하고 지난한 일이다. 우리 서비스의 타깃 고객이 누구누구 라고 정의하더라도 실제 사용유저들을 다를 수 있고, 설령 그것이 일치하더라도 고객이 우리의 서비스를 어떻게 인식하고 또 어떻게 사용하는지는 알기 어렵다. 더 나아가서 우리의 타깃 고객층이 해당 마켓에서 어떤 특징들을 가지고 또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아는 것은 정~~~~~말로 어렵다. 고객에 대한 조사가 사내적으로 많이 조사되어 있고 또 그것이 기록되어 있다면 좋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리고 이런 환경에서 데이터 분석가의 가치가 빛을 바란다고 생각한다. 내가 그런 상황에 처해 있다면 나는 일단 사회학 기초 이론을 한번 읽어볼 것이다. 그러고 나서 서비스가 풀고자 하는 문제가 (예를 들어 배달의 불편함) 학계에서 어떻게 조사되었고 또 어떤 관점을 바라보고 있는지 논문을 조사해 볼 것이다. 그렇게 내가 목표로 하는 고객들에 대한 대략적인 인식과 사실, 그리고 그 사실들을 이해할 수 있는 기반 논리 프레임을 갖춘 후 인터넷에 떠도는 정보들을 찾아볼 것이다. 그것은 커뮤니티 자료 일 수 도 있고, 또는 기사나 블로그일 수 도 있다. 사실 가장 중요한 것은 그렇게 파편화된 정보들을 조합하여 나만의 시각을 갖추는 것이다. 그렇기에 기반을 다지는 게 (사회학, 심리학, 논문, 등등) 정말로 중요하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이렇게 고객에 대한 시각이 갖추어졌다면, 어떤 데이터가 있든 그 데이터가 고객의 무엇을 반영하고 또 어떻게 서비스에 사용해야 하는지 명확히 알 수 있다. 하지만 이런 기반이 없다면 모든 분석 결과들은 마치 표면에 둥둥 떠있는 것처럼 무게와 목표를 가지기 어렵다


그렇기에 분석을 하기 전에 가장 중요한 것은, 유저를 알아 나아가는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은 내가 서비스에 몸 담고 있는 매 순간 일어나야 하고 또 변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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