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gle Analytics, Amplitude, Tableau 등등 데이터를 분석하기 쉽게 도와주는 정말로 좋은 툴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그리고 앞으로 사람들로부터 수집되는 데이터는 더 다양하고 커질 것이다. 즉, 웬만하면 누구나 어느 정도의 데이터는 수집하고 분석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물론 제대로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은 또 다른 차원의 지식과 자원을 요구 하지만 요번 글에서는 그것이 주제가 아니기 때문에 넘어가도록 하자.
이렇게 누구라도 데이터를 수집하고 또 접근할 수 있게 되는 환경에서 "데이터 분석가"라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나는 개인적으로 "데이터 분석가"라는 포지션은 없고 "데이터를 이해하고 사용하여 문제를 푸는 사람" 만 있다고 생각한다. 그 사람은 기획자, 혹은 마케터라고 불릴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데이터를 잘 읽고, 해석하고, 또 거기에 자신만의 생각을 더할 수 있을 때 그 누구라도 데이터를 사용하여 문제를 푸는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발생한다. 어떻게 하면 데이터를 잘 사용한다고 할 수 있을까? 사실 데이터를 사용하는 데 있어서 달인의 경지에 오른 사람은 지금 투자 산업에서 유명한 워런 버핏, 레이 달리오 같은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경제라는 커다란 주체를 몇몇 가지 제한된 금융 정보를 통해 진찰하고, 추측하고, 자신만의 해석의 틀을 만들고, 그 틀을 기반으로 현재를 이해하여 실질적인 투자 결과를 만드는 일련의 과정을 보면 사실 데이터 분석가가 하는 일과 그렇게 많이 다르지 않다. 그리고 일류 투자가와 이류 투자가를 나누는 기준 또한 주니어 분석가와 시니어 분석가를 나누는 기준과 그렇게 다르지 않다. 결국 똑같은 데이터를 가지고 어떤 생각을 하고 또 무엇을 실행하는지에 따라 결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정말로 실력 있는 "데이터를 사용하여 문제를 푸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 가장 첫 번째 단계로는 다양한 책을 많이 읽고 자신의 지식으로 만드는 것이다. 사회, 회계, 기획, 역사 등등 가리지 않고 읽으면서 거기서 얻을 수 있는 지식들을 자신의 실제 업무에 적용시키는 것이 데이터 분석의 가장 기초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데이터는 그냥 단편적인 사실의 종합 일 뿐 실질적으로 인사이트를 주지 못하기때문이다.
대부분의 경우 여러 가지 데이터 파편들을 모아서 자신이 기존에 가지고 있는 지식에 덛대어 여러 실험과 상상을 하다 보면 해결책이 나오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데이터만 있다고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에 나만의 생각을 입힐 수 있을 때 비로소 데이터가 빛을 바라기 때문에 많은 책을 읽어 나만의 생각의 틀을 만드는 것이 중요 하다
물론 이 무슨 뜬구름 잡는 이야기 인가할수도 있다. 하지만 다양한 책을 읽어 다양한 생각의 틀을 만들어 놓고 데이터를 보는 것과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데이터를 볼 때 굉장히 많은 차이가 생긴다. 예를 들어 한국인 평균 남성 키가 170cm라는 정보와 갈수록 한국인 평균 섭취 칼로리가 높아져 간다는 정보를 알고 있는 상태에서 나의 고객의 평균 키가 160cm라는 정보를 볼 때와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볼 때 내가 나의 고객들에 대해서 상상해볼 수 있는 스토리가 엄청나게 차이 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그렇기에 데이터 분석이라는 말을 듣고 엄청난 환상에 빠지는 것보다 내가 어떤 책들을 어떻게 읽었고 또 사회와 인간을 이해하는데 어떤 생각의 틀을 가지고 있는지 점검하는 것이 다른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