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은 간단하다. 우리가 평소에 주로 어떤 상황들을 마주 하는지에 따라, 그 자주 보는 상황들을 "평범" 한 상황으로 기준을 잡는다. 그리고 그 기준에서 벗어나는 상황을 마주 할 때 우리는 그것이 비정상적이라 하며 그것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한다.
데이터 분석 또한 똑같다. 데이터 분석가는 서비스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찾기 위해, 혹은 어떤 부분에 노력을 기울여야 우리가 원하는 상황이 되는지 알기 위해 많은 시간을 쏟는다. 문제는 많은 데이터 분석가들이 서비스가 어떤 상황이어야, 혹은 어떤 지표들을 보일 때 서비스가 잘 굴러가는지 모른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지표는 뽑으라고 해서 뽑았는데, 그래서 이 지표의 수치를 보고 무엇을 상대방에게 해주어야 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이런 일들이 반복되다 보면 아래와 같은 생각을 하게 된다
네가 지표 알려달라고 해서 수치 뽑아 왔는데, 왜 나보고 해석하라고 하냐. 그건 너 일 아니냐!
그리고 이런 말을 들은 기획자들은 다음과 같이 생각한다
데이터 분석가는 도대체 뭐 하는 사람이야?
위와 같은 일이 일어나는 가장 핵심적인 이유는 데이터 분석가들이 서비스의 성공에 별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단지 데이터를 다를 뿐 서비스의 전반적이 상황, 전략, 기능, 솔루션에 대해서는 별 관심이 없기 때문에 서비스의 지표가 어떤 흐름을 보일 때 서비스가 잘 굴러가고 있는 것이고, 언제 망하고 있는 것인지 하나도 모른다.
즉, 기획자들은 서비스와 고객을 더 잘 알기 위해서 지표를 요구하지만 데이터 분석가는 서비스에 관심이 없기에 그냥 지표만 뽑고 그 지표가 무엇을 뜻하는지 알려주지 못한다. 그러다 보면 데이터 분석가는 월급 루팡이 되고 동료들에게 까이다 까이다 결국에 골방에 처박혀 버린다
그렇다면 이러한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까?
데이터 분석가는 서비스가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가 무엇인지, 고객이 누구인지, 버시스의 솔루션은 무엇이고 그래서 무엇을 목표로 하는지 깊이, 어쩔 때는 PM보다 더 잘 이해해야 한다. 그리고 그 이해를 기반으로 서비스의 각 흐름 및 기능에서 파생되는 지표들이 어떤 수치들을 보일 때 서비스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성장하는지 그 기준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물론 이는 쉬운 듯 하지만 절대로 쉽지 않다. 서비스의 현 상태는 매출과 유저 수 만 봐도 알 수 있지만, 그래서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다양한 지표들을 조합하여 다각도에서 이해해야 하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회사에서 서비스가 앞으로 성장할지 예측하기 위해 어떤 지표들을 봐야 하고, 또 현재 그 지표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정의하고 설계하는 작업을 해본 적 있다. 그러면서 느낀 것은, 이러한 작업을 정말로 심도 있게 하다 보면 회사의 임원진들이 서비스에 대해 어떤 철학과 목표를 가지고 있는지 (혹은 그런 게 없는지) 알게 된다. 그리고 좀 더 깊게 생각하다 보면 사실상 서비스의 전략과 목표, 그리고 핵심적인 부분에 대해서 데이터 분석가보다 더 잘 아는 사람은 몇 없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 대도 있다.
즉, 서비스의 성장에 대한 기준이 되는 지표 및 수치를 제시하기 위해서는 임원진들보다 더 깊게 그리고 넓게 서비스를 이해하고 사고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는 대부분의 분석가들에게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한다고 누군가는 말할 수 있다. 하지만 나는 확신한다,
이러한 부분을 해결해 나아가지 못하면 데이터 분석가는 회사에서 결코 유의미한 성과를 만들 수 없다. 서비스에 대해 이해조차 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만들어내는 수치들이 다른 사람들에게 도대체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단 말인가?
그리고 이러한 서비스에대한 심도 깊은 이해를 한번 하면 서비스 전체가 하나의 기계처럼 보이는 경험을 할 수 있다. 그리고 그런 기계에서 어떤 부분을 건드렸을 때 어떤 결과가 나올지 머릿속에서 예상되는 경험은 정말로 짜릿한 경험이자 데이터 분서의 꽃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