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여름비 Dec 26. 2021

데이터 분석가가 카산드라의 저주에서 빠져나오려면

카산드라가 되지 않으려면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것 중의 하나가 자신의 실패와 약점을 마주 보는 것이라고 확신한다.


 데이터를 분석한다는 것은 많은 경우 타인의 실패를 지표를 통해 확인 사살시켜주는 업무일 때가 있다. 업무의 성과를 명확하게 데이터로 측정한다는 것은 실패 또한 명확하게 보여준다는 것과 마찬가지 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사람들은 자신이 실패했다는 것을 뻔히 보면서도 그것을 받아들이는 것을 거부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열심히 분석한 결과를 가지고 와도 그 결과를 무시하고 전혀 다른(틀린) 해석을 밀어붙이는 경우가 있다. 이 글을 읽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은 절대 그럴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그 실패가 자신과 회사에 영향이 크면 클수록 데이터가 나타내는 현실을 무시하려는 경향이 커진다. 즉, 당신은 안 그럴 것 같지만 직급과 직책이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더 실패를 눈 가리고 아웅 할 확률이 올라간다


현실에서 눈을 돌림으로써 생기는 가장 큰 문제는 더 큰 문제를 야기시킨다는 것이다. 두려움은 도망칠수록 언제나 더 빠르고 강하게 다가와 덮친다.


내가 봤던 가장 암울했던 케이스는 서비스 CEO 및 임원진들이 떨어져 내리는 수치의 뜻을 몇 년에 걸쳐서 부정했던 것이다. 고객들이 얼마나 자주 들어오고 또 무언가 구매하는지만 봐도 서비스의 현 상황을 대략적으로나마 알 수 있다.


문제는 고객이 서비스를 어떻게 쓰는지에 대한 수치는 계속 하락하니 무시하고 이런저런 이유로 조금씩 올라가던 매출만 강조하며 서비스가 점점 더 시대에 뒤떨어져가고 있다는 것을 무시한 것이다. 매출이 받쳐주니 몇 년간 서비스를 유지하고 인원을 확장했으나 하락하는 수치를 마주하기 거부하고 해결책을 내놓지 않은 결과 회사의 상황은 급격하게 안 좋아졌다. 이런 케이스가 극히 드물 것 같지만 정도만 다를 뿐 많은 회사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당신이 이렇지 않다고 확신할 수도 없다


위와 같은 이유들로 데이터 분석가가 보기에 수치적으로 서비스가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데 이것을 다른 결정권자들에게 말해도 들어먹지 않는 경우가 많다. 마치 카산드라의 예언처럼 아무리 확실한 예언이라도 불길한 예언은 그 누구도 믿으려 하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는 데이터 분석가 또한 생각이 흔들릴 수 밖이 없다. 다들 괜찮다고, 특히 임원진들이 괜찮다고 하니 그런가 보다 하고 넘기는 것이다. 이렇게 확실히 보이는 실패의 징후들을 무시하고 다음 분석으로 넘어가게 되면 그 분석들이 제대로 될 수가 없다. 가장 가치 있고 또 커다란 질문을 모래속에 묻어둔다고 그 문제가 사라지는 것도 아니고, 또 이와 연관된 문제들 또한 뒤틀려 해석되고 해결된다. 그러니 아무리 데이터를 파보아도 효과적인 결과와 견해를 끌어낼 수 없게 된다. 이런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런일을 피할수 있을까? 


일단 냉혹한 현실을 알아보자. 모든 부서는 서로 자신의 부서가 파워를 가지는 방향으로 솔루션을 내려고 한다. 데이터 분석가는 그 어느 부서와도 연계성이 없기에 가장 효과적이며 창의적인 결론을 낼 수 있지만 동시에 베이스가 없기에 그 누구의 도움도 받지 못하고 의견이 묵살된다. 즉, 실패가 뻔히 보이고, 그 미래를 막기위해 이런저런 아이디어를 만든다고 해도 실행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부분)


따라서 데이터 분석가는 자신의 의견이 옳음과 상관없이 회사 내에서 성과를 올리며 자신의 입지를 쌓아야 한다.


그렇게 자신의 권한과 입지를 차근차근 올려야만 카산드라가 되지 않을 수 있다. 그래야만 회사가 맞닥뜨릴 위험을 미리 인지하고 해결한 인재로 여기어질 수 있다

이전 07화 데이터 분석가는 투자가처럼 질문을 선택해야 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