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생활에 익숙해지는데 얼마나 걸릴까?

by 정창윤

2024. 12. 16.

니스, 프랑스 -> 그린델발트, 스위스




니스에서 그린델발트로 이동하는 기차 안이다. 마지막으로 여행을 기록한 지 한 달이 지났다. 마지막 기록 장소였던 영국 런던에서 1주일을 보낸 후 노르웨이 트롬쇠, 이탈리아 로마, 프랑스 니스에서 각각 1주일씩을 더 보냈다. 직전 한 달의 여행동안엔 2~3일 텀으로 글을 쓰다 갑자기 어느 순간 글 쓰는 행위를 멈추게 됐다. 이유가 뭔지 나도 잘 모르겠어서 글을 쓰며 생각을 정리해보려 한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솔직히 귀찮음도 없지 않아 생겼던 것 같고, 여행이 길어지다 보니 피로도가 쌓여 숙소에 누우면 휴식에 집중했던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아무래도 가장 큰 이유는 여행이 지속되면 될수록 행에 익숙해져 버린 게 아닌가 싶다. 물론 나라마다 어느 정도 차이들은 있었으나 서양 나라별 문화에 대한 배경지식이 거의 없는 동양인의 입장에서 직접 몸으로 부딪히며 겪는 서구권 문화는 머무는 나라가 계속 바뀌어도 죄다 비슷비슷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


여행 초반엔 서구권 문화 속에 적응하기 위해 나도 모르게 소한 것 하나하나까지 관찰을 많이 했던 것 같다. 식당에서 밥을 먹을 때도 다른 테이블이 계산을 어떻게 하나 유심히 관찰하며 먹고, 사람 많은 길을 걸을 때도 어떻게 걷는 게 매너인지 관찰하며 걷고, 실제 외국인들의 영어발음이나 속도가 얼마나 되는지, 스몰토크할 땐 무슨 말을 하는지도 궁금해서 옆사람들이 말하는 것을 유심히 들어보기도 했다. 덕분에 이는 것도 많았고 생각할 거리도 많아 기록을 자주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관찰하는 생활이 한 달 정도 지나니 그동안 관찰했던 정보만으로도 생활하는 것에 큰 불편함은 없어졌다. 서구권 생활에 익숙해졌고, 더 이상 유심히 관찰하지 않았던 것 같다. 여행에서 새로이 뇌로 들어오는 정보는 각종 투어나 미술관, 관광지 등을 경험하며 나오는 것밖에 남지 않게 되었다. 여행을 하며 스스로 관찰하고 생각하는 빈도가 점점 줄어들게 되었고, 그 결과로 인해 글 쓰는 것을 멈추게 된 것이 아닌가 싶다.




역시 글은 생각을 정리하는데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다. 머릿속에 어렴풋이 떠돌던 이유들이 글로 전개되니 확실하게 보인다. 여행을 시작하며 여행에서 자연스럽게 느꼈던 것들을 최대한 잊지 말자 다짐하며 글을 쓰기 시작했으나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것은 한 달이면 끝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도 여행이 끝날 때까지는 글을 쓰자 다짐하며 기록을 시작했으니 지금 시점부터는 관찰을 의식해서 해보려 한다. 남은 여행동안 내가 보고 있지 않던 것을 보게 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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