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에 도착한 지 3일째다. 사람들로 가득 찬 뉴욕 중심부를 걷다 보면 생전 처음 보는 크고 화려한 전광판들에 감탄하면서도 마리화나 냄새에 코가 찡그려진다. 이곳은 마리화나가 합법이라고 한다. 마리화나를 펴보진 않아 마리화나 냄새가 무슨 냄샌지 전혀 몰랐지만 냄새를 맡는 순간 누가 알려주지 않아도 아 이게 마리화나 냄새구나 하며 자연스레 깨닫게 된다.다들 마리화나만 피는지 덕분에한국 길거리에서 맡던 담배냄새는 잘 안 나긴 한다.
오기 전 치안을 걱정했는데 유동인구가 많은 맨해튼 타임스퀘어 근처에 숙소를 잡아서 그런지 동네가 전혀 위험해 보이지 않는다. 가녀린 여성분인 숙소 사장님도 여기 밤에 전혀 위험하지 않다고 나가서 놀아도 된다고 하셨다. 그 말을 듣고 용기를 내 밤에 나가봤는데 사람들이 굉장히 많아서 전혀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사람이 워낙 많기도 하고 노숙자들도 가끔 보여서 그런지 어딜 가나 경찰이나 경비원들이 많다. 경찰은 길거리에서 순찰하고 있는 모습이 많이 보이고, 은행이나 주거공간이 아니더라도 조금만 규모 있는 건물엔 다 경비원들이 서있는데 덕분에 더욱 안심하고 거리를 다닐 수 있다.
이곳의 경비원들을 보다 보니 뭔가 모르게 이질감이 들길래 잘 생각해 보니 다들 너무나 건장하다. 안 그래도 큰 서양인들 사이에서도 더 크신 분들이고 운동도 열심히 하시는지 그냥 큰 게 아니라 단단하게 커보이신다. 나 같은 사람 3명이 달려들어서 3:1로 싸워도 이기실 것 같다.
생각해 보니 당연하다. 경비원이라 함은 자신의 경비구역에서 사건사고가 생겼을 때 1차적으로 피지컬로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당연히 있어야 한다. 그 공간을 이용하는 일반인들이 경비원들을 믿고 안심하며 지낼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왜 우리나라의 경비원들은 대부분 당장 내가 싸워도 이길 수 있을 것 같은 할아버지 들일까? 문득 의문이 들었다.
우리나라의 경비원들은 보통 원래 직장에서 은퇴하신 65세 이상의 건장하지 않은 할아버지들이 대부분이시다. 주거공간이나 사무실, 상가건물 등 여기저기 복기를 해봐도 도둑이나 강도가 들었을 때 피지컬로 제압을 할 수 있을 거라고는 상상하기 힘드신 분들이 공간을 지키고 계신다. 물론 한국이 미국보다 치안이 좋고 cctv가 많다고는 하나 어디까지나 범죄가 덜 일어나고 범죄를 저지른 사람을 잘 잡을 수 있다지 범죄가 일어난 순간에 막기는 힘들 것으로 생각되긴 한다.
한국 문화상 젊고 건장한 청년들로 경비원들을 세우긴 힘들 것 같긴 하다. 비용이 할아버지들보다 훨씬 많이 들 것이고 은퇴하고 수입이 없으신 노인분들의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노인분들에게 살아갈 수 있는 일자리와 일정 수입을 줘서 가난한 노인분들의 숫자를 줄여 오히려 범죄예방을 하고 있는 한국만의 문화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