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송이 꽃의 감사와 원망
삭막한 잿빛 도시에 떨어진 노란 꽃 한 송이
구석에서 소박하게 피어났을 너는
짧은 생 아무도 모르게 차가운 길에서 끝맺었다.
날카로운 말 가득한 도시에서 피어나려고
그렇게 오랜 세월 버티며 척박한 아스팔트
온 힘을 다해 뚫고 밖으로 고개를 내밀었으리라.
바삐 지나가는 발걸음 속 외롭게 피어난
가녀리고 꽃 한 송이, 너는
누구 하나 봐주는 이 없지만
한 송이 아름다운 꽃인 건 변치 않는다.
거친 손에 꺾여 차가운 바닥에 내던져져
그 얕은 숨 더 이상 이어갈 수 없지만
꺾이고 밟혀도 아름다운 꽃인 건 변치 않는다.
나는 궁금하다.
피어나지 못하고 사라져 간 수많은 희망 속
너는 피어났음에 감사할까.
너무 짧은 생 살다 감을 원망할까.
바람에 흩날려 흔적조차 없을 너는
지나간 계절처럼 잊히겠지만
또 그 자리에 새로운 꽃 피어나리라.
다시 올 그날을 기다린다.
유난히 올해 봄은 짧은 기분이 듭니다.
따사로운 햇살 즐길 여유 없이 봄꽃은 자취를 감췄습니다. 여전히 바람은 차갑고 아직 봄은 다 가지 않았지만 어느덧 푸른 잎 무성한 나무들이 보이기 시작해서인지 올해 봄은 유난히 짧은 듯합니다. 사라져 가는 것들은 항상 안타깝고 아쉽지만 그래서 더더욱 기다려지나 봅니다. 짧은 봄이 아름다운 건 그래서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스팔트에 버려진 꽃 한 송이도 그런 마음일까요. 내년 봄은 조금 더 나은 우리가 되길 바라며 한 편 써봤습니다. 시는 배운 적 없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