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릿한 거울 앞에서 연습 중입니다

나를 사랑하려 노력하는 방법

by 챤현 ChanHyeon

오늘 아침, 화장실 거울을 봤는데 내가 좀 귀여웠다.

그래, 어디 가서 이런 말 하면 웃을 테니 여기서라도 실컷 해보자.

따뜻한 김이 거울 위로 피어올라 내 얼굴을 흐릿하게 덮었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흐릿하게 보면 나는 좀 괜찮은 얼굴인 것 같다.


나를 사랑하는 첫 번째 사람은 내가 되어야 한다는 걸 잘 안다.

그럼에도 나는 여전히 남들과 비교하며 못난 부분만 골라내고 있다.

그런 내가 유일하게 '나 좀 괜찮은데?'라고 생각할 수 있는 곳이 바로 화장실 거울 앞이다.


나를 사랑하는 일은 언제나 어렵다.

나는 항상 나에게서 못난 부분, 결점만 찾아낸다.

얼굴은 크고 피부는 거칠며 내세울 것도 별로 없는 것 같아.

키는 작지, 몸이 날씬한 것도 아니지.

그렇게 단점을 하나씩 꺼내어 나열하면 결국 생각은 여기까지 흘러간다.

'이런 나를 사랑할 사람이 있을까?'


그런데 참 신기한 일이다.

그런 나를 좋아해 준 사람들이 있었다는 사실이.

나는 내 안에서 장점을 찾아내지 못하지만 누군가는 그걸 발견한다.

모래 안에 숨은, 반짝반짝 빛나는 무언가를 찾아내듯.

그렇다면 나를 덮어두고 마냥 미워할 필요는 없을지도 모른다.


나를 좋아하다가도, 어느 날엔 괜히 미워진다.

어제 먹은 라면 때문에 얼굴이 부어서 못나 보인다.

그럴 때면 화장실 거울 앞에 선다.

세수를 하고 수건으로 물기를 닦은 후 거울을 본다.

그리고 주문처럼 이렇게 말한다.


음, 오늘도 나 좀 괜찮은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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