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복귀를 두고 남편과 많은 고민을 했다. 아이를 낳아도 절대 양가 부모님께 손 벌리지 않겠다는 호기로움으로당시 살던 집의 위치 양가와 멀었는데 막상 이 핏덩이를 모르는 사람에게 맡기고 직장에 나갈 용기가 정말 생기지 않았다. 그렇다고 내가 돌보는 심적 편안함을 택하기에는 나는 나의 일을 너무 좋아하는 직장인이었다.
사실 겉으로 늘 많이 고민하는 듯했지만 직장에 복귀하고 싶다는 마음을 세워 두고는 애써 전업 주부로서의 삶의 안 좋은 면만 생각하고 주변으로부터 골라 들었다. 우울감이 커질 것 같고, 경제적으로도 덜 윤택하며, 무엇보다 아이들도 일하는 멋진 엄마를 좋아할 것이다, 등등… 지금 생각해 보니 전업주부의 좋은 점은 생각도 안 해봤던 것 같다. 그만큼 다시 일이 하고 싶었나 보다. 아이에게 좋은 엄마이고 싶은 마음만큼 멋진 엄마로 보이고 싶은 마음이 크다는 생각으로, 일하는 멋진 엄마가 되겠다는 포장으로 직장으로 돌아갔다.
워킹맘의 삶은 정말 그 어떤 것보다 녹록지 않다, 아니 정말 힘들다. 직장 복귀와 함께 친정 옆으로 이사와 부모님의 도움을 살뜰히 받고 있음에도 힘에 부칠 때가 많다. 이게 정말 멋진 엄마로의 삶이 맞나? 하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 셀 수 없이 많다. 정시 퇴근이라도 못 할 때면 불안감과 조바심에 일처리도 제대로 못하는데 그렇다고 일찍 집에 가지는 못하고... 직장인으로서도 엄마로서도 더 나아가 딸로서도 모두에게 민폐 끼치는 생활이라는 생각이 대부분이다.
그럼에도 어찌어찌 워킹맘 3년 차로 접어들었다. 그동안의 변화라고 한다면, 아이는 내가 일을 하러 갔다가 저녁에 돌아온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아침에 일어났을 때 엄마가 없어도 울지 않게 되었다. 나는 조바심과 불안함을 줄였고, 그럼에도 아이가 마음 쓰이면 회사를 쉬고 아이에게 집중한다. 남편과나는 맞벌이 부부인 만큼 주말은 온전히 아이와 함께 보내려고 노력한다.
처음의 다짐처럼 나는 일하는 엄마로서, 아이에게 멋진 엄마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가? 물어보면 아직 자신 있게 그렇다고 대답하지는 못하겠다. 다만, 내가 살았던 어떤 시간보다 가장 치열하게 하게 살고 있음은 분명하다. 그리고 나는 이 치열함 속에서 행복을 느끼고 있음이 분명하다. 워킹맘으로서의 삶은 결국 누구를 위한 희생이 아닌 나의 행복을 위한 선택이었나 보다.